[단독]연세대 ‘대학원생 권리장전’ 9월 선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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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 폭탄사건’ 후속조치
고려대-이화여대도 준비

연세대가 대학원 학생들이 교수의 부당 지시를 거부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대학원 권리장전’을 마련한다. 대학원 권리장전은 6월 연세대 학생이 자신의 지도교수를 해치려고 벌인 ‘텀블러 폭탄’ 사건의 후속조치로 마련됐다.

연세대는 텀블러 폭탄 사건으로 꾸려진 태스크포스(TF)가 자체 논의한 결과 이르면 다음 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학원 권리장전’을 발표한다고 22일 밝혔다. TF 단장인 최문근 연세대 화학과 교수는 “김용학 총장의 최종 결재를 앞두고 문구를 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권리장전에는 교내 연구문화를 개선해 대학원 학생의 학업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다. 대학원생이 부당한 지시와 관련해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도록 교목실(학교 목사의 방)에 상담실을 설치한다. 상담실에는 상담 전공 대학원 학생들이 상주한다. 연세대 관계자는 “교수보다 또래 대학원 학생들에게 편한 분위기에서 털어놓으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대학원생들이 상담실과 기존 인권센터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윤리인권교육’ 강의도 새로 만든다. 연세대는 궁극적으로 교내 상담시설을 통합해 관리하는 시스템도 만들 계획이다.

연세대뿐만 아니라 이화여대도 대학원생 권리장전을 다음 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고려대 대학원도 총학생회 차원에서 하반기 권리장전 발표를 준비 중이다. 고려대 대학원 총학생회 관계자는 “기존 상담시설의 역할을 강화하고 교수와 대학원 학생의 갑을관계, 성추행 관련 문제 등에 대한 개선 방안이 담긴다”고 말했다.

한편 6월 발생한 텀블러 폭탄 사건은 25일 첫 공판이 열린다. 피해자인 이 대학 기계공학과 김모 교수(47)는 학교에 출근하고 있지만 2학기 수업은 맡지 않을 예정이다. 김 교수는 경찰 조사 당시 가해자인 김모 씨(25·기계공학과 대학원생)의 선처를 호소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신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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