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달콩달콩 우리 몸 이야기]책을 가까이에서 보면 왜 눈이 나빠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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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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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는 다양한 감각기관으로 이뤄집니다.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으로 불리는 오감(five senses·五感)은 우리가 보고 듣고 맛을 느끼는 등의 감각을 의미합니다. 그중에서도 보는 부분인 시각에 문제가 있으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도, TV도 책도 볼 수 없고 게임을 하는 데도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사물을 볼 수 있을까요? 눈의 구조와 기능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음의 과정을 거쳐 사물을 보게 됩니다. 사물에서 반사된 빛이 동공을 통해 각막과 수정체를 지나 망막에 상이 맺힙니다. 망막에 맺힌 사물의 상(형태)이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면 비로소 사물을 볼 수 있습니다.

눈은 앞쪽에서부터 각막 홍채 수정체 유리체 망막 등 여러 부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눈의 안쪽부터 살펴보면 망막은 안구의 가장 안쪽 벽의 뒤쪽 3분의 2를 이루고 있는 투명한 신경조직입니다. 망막은 빛을 느끼고 그 신호를 시신경을 통해 대뇌로 전달하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망막에는 1억 개 이상의 시세포가 존재합니다. 시세포가 빛을 감지하면 시신경을 통해 대뇌에 전달합니다. 시세포는 망막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황반부에 밀집해 있는데 망막에 이상이 생기면 시력 저하는 물론이고 실명에 이르는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황반변성과 망막박리, 당뇨망막병증 등이 있습니다.

○ 빛 통과와 안구 모양 유지, 유리체

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공간을 채우는 유리체는 약 99%가 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유리체는 눈 속의 염증과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동공을 통해 들어온 빛이나 물체의 상이 망막에 맺힐 수 있게 합니다. 이러한 유리체에 이상이 생기면 눈앞에 먼지나 벌레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는 비문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눈 속 투명한 기관, 수정체

수정체는 눈 안 앞부분에 있는 볼록렌즈 모양의 무색투명한 구조물로 상의 초점을 잡아주는 카메라의 렌즈와 같은 역할을 담당합니다. 수정체는 60∼70%의 물과 30∼40%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지고 딱딱해져 두께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가까이에 있는 사물이 잘 보이지 않게 되는 노안이 오고, 깨끗하던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지는 백내장 등의 질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 홍채

홍채는 수정체 앞면에 위치하는 갈색 부분으로 수축과 이완을 통해 동공의 크기를 조절합니다. 어두운 곳에서는 동공의 크기가 커져서 빛을 많이 받아들이고 밝은 곳에서는 동공이 작아져 적은 양의 빛을 통과시키게 합니다.

○ 빛의 굴절과 전달을 위한 각막

각막은 눈의 가장 바깥쪽 표면 중 가운데 검게 보이는 부분입니다. 외부에서 볼 때는 검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투명하고 혈관이 없는 조직으로 안구 내부를 보호하고 빛을 통과, 굴절시켜 사물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항상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유의가 필요한데, 각막이 상처를 입어 혼탁이 생기거나 변형되면 시력이 나빠집니다.

○ 외부 환경으로부터 눈 보호, 결막

결막은 눈의 가장 바깥쪽 표면으로 외부의 물리적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합니다. 또한 점액을 만들고 분비해 눈물을 안정화시키는데요, 혈관과 림프조직이 풍부하기 때문에 외부 환경으로 인해 결막에 이상이 생기면 결막염, 아폴로눈병, 유행성 각결막염 등의 질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가끔 환자들 중에 백내장으로 오인하기도 하는 익상편이 발병하기도 합니다. 결막 조직이 자라서 검은 눈동자 부분을 침범하는 질환으로 안구 표면에 흰 살 혹은 흰 막이 덮이는 증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씨나 그림을 볼 때, 눈은 눈동자 주변에 있는 조절근을 사용해 수정체를 볼록하게 만듭니다. 이때 너무 가까운 곳에서 물체를 장시간 보면 조절근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수축된 조절근이 풀리지 않아 수정체의 초점이 가까운 곳에 맞춰지고 먼 곳을 보면 잘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가성근시라고 합니다. 가성근시란 실제로는 근시가 없지만 눈에 근시가 있는 것처럼 변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성장기 아이의 시력 관리는 평생 시력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보통 태어나서 12세까지는 조절근의 조절력이 크기 때문에 가성근시가 왔다면 안경을 착용하지 않고 습관이나 교육, 약물치료로 교정이 가능합니다. 만 4세 전후, 아이의 안과 검진을 권장합니다. 또한 성장기의 아이 시력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면 병원에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성근시는 2, 3개월 내 바로잡아 주지 않으면 근시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올바른 눈 건강을 위해서는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엎드려 책이나 휴대전화를 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독서할 때는 눈과 책 사이의 거리를 약 30cm 이상 두고 TV는 적어도 3m 이상 떨어져서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30분 이상 집중했다면 10∼20분 정도 눈을 쉬게 해줘야 합니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자주 사용하는 경우 눈의 피로와 안구건조증에 주의해야 합니다.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면 각막염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조명도 신경 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아이 방 전체 조명과 함께 책상, 놀이공간의 부분 조명을 설치해 눈에 피로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전체 조명은 100∼200럭스(lx), 부분 조명은 일반 가정의 평균 조도인 300∼500lx가 적당합니다. 책상 앞에 스탠드를 두고 어깨 뒤쪽에서 형광등 불빛이 오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외에도 과도한 자외선 노출은 눈 노화와 직결되므로 외부 활동 시, 자외선 차단 기능이 갖춰진 선글라스나 선캡을 착용하여야 합니다.

눈 건강을 위해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고열량의 인스턴트 음식과 지나치게 단 음식은 삼가는 게 좋습니다. 흡연과 음주는 최대한 절제하고 물을 자주 마셔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눈 건강에 좋은 비타민 A·C·E, 망막 관리에 효과적인 루테인, 눈물막 지방층을 증가시키는 오메가 3 등의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김응석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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