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귀농했는데… 강원 산채나물밥 전도사됐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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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서 음식점 운영 김성달씨
산채 이용해 건강한 먹거리 전해 올해 ‘강원나물밥 전문점’ 지정
능쟁이메밀전병 개발해 특허 취득

23년 전 강원 영월군에 귀농해 산채나물밥 음식점을 운영 중인 김성달 씨 부부. 김 씨의 음식점은 강원도가 지정한 강원나물밥 전문점이다. 왼쪽 사진은 ‘산 속의 친구’의 산채나물밥. 산속의 친구 제공
23년 전 강원 영월군에 귀농해 산채나물밥 음식점을 운영 중인 김성달 씨 부부. 김 씨의 음식점은 강원도가 지정한 강원나물밥 전문점이다. 왼쪽 사진은 ‘산 속의 친구’의 산채나물밥. 산속의 친구 제공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싶었지요.”

강원 영월군 북면 덕상2리에서 산채나물밥 음식점 ‘산속의 친구’를 운영 중인 김성달 씨(61)는 23년 전 서울 생활을 접고 이곳으로 터전을 옮긴 귀농인이다. 박스 공장을 운영하다 부도를 맞은 뒤 동물이나 키워보겠다며 무작정 귀농을 택했다. 풀밭에서 염소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너무나 낭만적이었다고 한다.

귀농과 함께 염소와 사슴 등을 키워온 김 씨는 축산업을 정리하고 2015년 음식점을 열었다. 자신의 산에서 자라는 각종 자연산 산채를 활용해 식탁에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해보자는 취지였다. 13년 전부터 지역에서 생산되는 콩으로 담근 장의 맛도 자신이 있었다.

김 씨는 요리 실력을 쌓기 위해 아내와 함께 세경대 호텔조리학과를 다녀 지난해 졸업했다. 당초 요리 문외한이었던 김 씨는 이제 강원랜드 주최 영월군 맛집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 강원 음식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뛰어난 요리사가 됐다.

산속의 친구 메뉴는 ‘산채나물밥’ 하나다. 강원도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음식 선진화를 위해 개발한 산나물 위주의 대표음식이다. 곰취 곤드레 고사리 등 산채에 닭가슴살과 두부로 만든 스테이크, 능쟁이메밀전병, 된장찌개 등으로 구성됐다. 산채는 자신의 산에서 4, 5월에 채취한 자연산이고 파 마늘 감자 등 부재료는 직접 재배하고 있다.

산속의 친구는 워낙 외진 곳에 있기 때문에 개업 초기 손님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한번 다녀간 손님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금은 많은 단골을 확보했다. 서울 등 외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적지 않다. 6월에는 강원도로부터 ‘강원도 대표음식 강원나물밥 전문점’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 씨는 주위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귀농인으로 꼽힌다. 귀농 초기부터 마을 주민들과도 잘 어울려 지금은 원주민이나 다름없다. 주민들의 권유로 2014년부터는 마을 이장을 맡고 있을 정도다. 그리고 그동안의 귀농을 경험 삼아 귀농·귀촌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 예비 귀농인과 식당을 찾아온 손님들 모두 그의 멘티다.

식당 외에도 그는 고추장과 능쟁이메밀전병, 나만의 손수건 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옛날 동강 뗏꾼(뗏목을 끌던 사람)들이 배고플 때 먹던 음식인 능쟁이메밀전병은 그만의 방식으로 개발해 특허까지 취득했다.

김 씨는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강원도의 대표음식도 소개한다는 자부심으로 생활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먹을거리를 활용한 치유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김성달#산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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