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심으로 이란 잡자!…저녁마다 원가 3만원대 보양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3일 05시 45분


■ 태극전사 24시 엿보기

이란전 맞춰 훈련·식사 1시간씩 늦춰
오후 5시 간식은 파스타·과일 등 제공
오후 6시30분부터 90분간 풀트레이닝
낮엔 해외축구 영상 보거나 개인 훈련


한국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국가대표팀이 2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강화훈련을 시작했다.

정확히 18일 일정이다. 대표팀은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 9차전을 치른 뒤 9월 5일(한국시간) 타슈켄트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원정 10차전을 갖는다. 타슈켄트 체류기간(9월 1∼7일)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대개 파주NFC에서 보내야 한다.

특별히 외출이나 외박이 주어지지 않으면 태극전사들은 잠도, 식사도 전부 이곳에서 해결한다. 예전처럼 방장과 방졸은 없다. 모든 선수들에게 각자의 공간이 주어진다. 파주NFC 내 객실이 넉넉하기 때문에 1인 1실이 배정됐다.

현재 16세 이하(U-16) 여자대표팀이 함께 훈련하고 있지만 이들의 잠자리는 센터 인근의 소규모 호텔에 마련됐다. 훈련 그라운드도 따로 사용하기에 식사시간만 서로 조율하면 동선이 겹칠 일도 거의 없다.

굳이 평소와 다른 부분을 꼽는다면 타임 테이블이다. 신태용(47) 감독의 의지에 따라 대표팀은 매일 오후 6시30분부터 풀 트레이닝에 돌입한다. 훈련 30분 전인 오후 6시부터는 취재진을 위한 짧은 스탠딩 인터뷰가 진행된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전 감독이 대표팀을 이끈 시기에는 늦어도 오후 5시 무렵 훈련을 시작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일정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오후 7시가 조금 지나면 훈련장에 남은 선수, 스태프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란(8월 31일), 우즈베키스탄(9월 6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22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가졌다.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갑작스런 더위에 목을 축이고 있다. 파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란(8월 31일), 우즈베키스탄(9월 6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22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가졌다.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갑작스런 더위에 목을 축이고 있다. 파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란전 킥오프 시간대(오후 9시)를 염두에 두고 훈련시간 조정을 신 감독이 결정하면서 전 일정이 조금씩 변경됐다. 대략 1시간씩 주요 내용이 미뤄졌다. 당장 식사시간이 바뀌었다. 오전 9∼10시 아침식사를, 오후 1∼2시경에 점심식사를 한다. 오후 5시 간식을 먹고, 저녁식사를 오후 9시에 진행한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한 끼의 원가가 2만5000원∼3만원대로 짜여진 식단이다. 일단 조식은 다소 가벼운 뷔페식으로 생각하면 된다. 쌀밥과 빵, 국 이외에도 여러 가지 계란요리와 소시지, 시리얼, 샐러드 등이 차려진다.

점심은 다양한 육류와 생선류가 추가된다. 훈련을 마치고 샤워로 깨끗이 몸을 씻고 삼삼오오 식당으로 향할 태극전사들이 가장 기대하는 순간은 저녁식사다. 아침·점심보다 푸짐한 음식들이 테이블에 놓여진다. 각종 전골요리에 더해 푸짐한 음식이 선수들을 기다린다. 간식은 평소처럼 파스타와 국수, 샌드위치, 과일 등이다.

소집 첫날 저녁식사부터 풍성했다. 무더위를 잘 이겨내자는 의미로 쇠고기 와 전복구이가 마련됐다. 최상의 보양식이다. 특히 파주NFC 조리장은 번갈아 가며 대표팀의 국내·외 주요 원정에도 동행하는데, 아쉽게도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기억은 거의 없다. 항상 선수단 호텔에 남아 차질 없이 음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체 활동 이외의 시간은 어떻게 보낼까. 철저히 자율적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개인훈련을 하며 자신만의 생체리듬을 깨우는 한편 침대와 책상에서 편안히 쉬면서 시간을 보낸다. 이 때 각자가 입소할 때 가져온 가방과 캐리어에 담긴 노트북이나 태블릿PC가 큰 도움이 된다.

훈련 2일차인 22일은 다소 떠들썩했다. 몇몇 선수들이 이른 오전부터 그라운드 주변을 돌며 러닝을 했고, 코칭스태프 주관으로 영상 미팅을 했다. 주제는 매번 바뀌지만 상대 분석에 가장 많은 시간이 할애된다. 이날은 아스널과 첼시(이상 잉글랜드), FC바르셀로나(스페인) 등 유럽 명문클럽들의 편집된 경기영상을 보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했다.

파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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