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홈 9차전을 열흘 앞둔 8월 21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태극전사 16명이 조기훈련을 시작했다. 2017∼2018시즌이 개막한 유럽 리거들과 시즌이 한창인 일본 J리그 소속 선수들은 다가올 주말 라운드까지 소화한 뒤 8월 28일 이후 합류한다.
대부분 포지션에서는 어느 정도 정상적인 훈련이 가능하다. 8월 26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수원삼성과 연습경기를 치르기로 약속할 만큼‘준 베스트11’라인업을 구성할 수도 있지만 고민이 생겼다. 3명이 뽑힌 골키퍼(GK)였다. 이 가운데 2명 김승규(27·빗셀 고베), 김진현(30·세레소 오사카)이 J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조현우(26·대구FC)만이 유일한 국내파다.
이 때문에 A대표팀 훈련캠프에 3차례 부름을 받았으나 아직 A매치에 데뷔하지 못한 조현우 홀로 김해운 GK코치의 개인레슨을 받을 처지가 됐다. 미니게임을 하더라도 한 팀은 GK 없이 진행할 뻔 했다. 예비 엔트리에 있는 구성윤(23·콘사도레 삿포로)마저 J리그에서 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묘안을 내놓았다. 임시 국가대표의 합류다. 연습생 신분으로 이준(20·연세대)이 8월 22일 파주NFC에 입소했다. 물론 실력은 충분히 검증됐다.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했다. 동료 송범근(20·고려대)에게 주전을 내줬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는 평가다. 이준은 U-20 월드컵 당시 신 감독과 김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수비진에게 벤치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어떠한 조직 플레이를 원하는 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조현우에게 듬직한 파트너가 생긴 셈이다. 8월 27일까지로 예정된 짧은 기간이지만 이준 본인에게도 한국 최고의 선배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으니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연습생의 합류가 아주 특별한 것은 아니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전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었을 때도 임시선수가 훈련캠프에 참가했다. 6월 카타르 원정에 앞서 5월 출퇴근 형태의 조기소집 강화훈련을 진행했을 때 설기현 코치(성균관대 감독)의 제자가 연습생으로 선배들을 도왔다.
대표팀 스태프는 “현재 국가대표팀 인력 풀(Pool)에 속한 상당수 GK들이 일본에 진출해 자칫 반쪽짜리 훈련이 될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뒀다. 당분간은 연습생 합류가 꾸준히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아마추어 무대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GK가 있어 큰 걱정은 없다”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