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주도 혐의’ 스티븐 리, 도주 12년 만에 이탈리아서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2일 0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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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의 주범 중 한 명인 스티븐 리(한국명 이정환·미국 국적) 전 론스타 한국본부장이 잠적한 지 12년 만에 이탈리아에서 검거됐다.

법무부는 21일 “도주 중이던 리 전 본부장이 최근 이탈리아에서 검거됐다. 국내 송환을 위해 이탈리아 당국과 관련절차를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리 전 본부장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였다가 되파는 과정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998년 론스타가 한국에 지사를 개설할 때부터 대표로 일하며 굵직한 투자 업무를 주도했다.

론스타가 정관계 로비를 통해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이 일자 검찰은 2006년 특별수사팀을 꾸려 론스타의 탈세 혐의 등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특별수사팀에는 박영수 특별검사(65·사법연수원 10기)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58·14기)이 수사기획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7·23기)이 중수부 연구관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수사팀이 꾸려졌을 때는, 리 전 본부장이 종적을 감춘 뒤였다. 수사팀은 리 전 본부장이 수사 시작 전인 2005년 9월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법무부를 통해 범죄인 인도를 추진했다. 또 리 본부장의 소재 파악을 위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후 11년 동안 리 전 본부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검찰은 리 전 본부장의 신병을 확보한 뒤 수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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