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역 배우 윤박, 1인 2역 완벽 소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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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연극 ‘3일간의 비’

극 중 남매로 등장해 격한 감정이 오가는 인상적 연기를 보인 이윤지(왼쪽)와 윤박. 악어컴퍼니 제공
극 중 남매로 등장해 격한 감정이 오가는 인상적 연기를 보인 이윤지(왼쪽)와 윤박. 악어컴퍼니 제공
‘줄리아 로버츠, 브래들리 쿠퍼, 콜린 퍼스, 제임스 매커보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할리우드 배우들이 선택한 연극 ‘3일간의 비’. 러닝타임 동안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왜 소규모의 이 작품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었다. 1960년대와 현재를 오가는 탄탄한 타임 슬립 구조, 모든 배우가 1인 2역에 나서는 도전, 각 캐릭터별 복잡한 감정선 표현 등 배우의 기량을 맘껏 뽐낼 수 있는 여지가 큰 작품이기 때문이다.

미국 유명 극작가인 리처드 그린버그가 쓴 대략적인 스토리라인은 이렇다. 미국 유명 건축가 네드 제인웨이의 자녀인 워커와 낸은 아버지의 사망 후 유산을 상속받고자 변호사를 찾아간다. 하지만 아버지의 유언은 그가 남긴 건축물 중 가장 유명한 ‘제인웨이 하우스’를 자신의 동료였던 테오 웩슬러의 아들 핍에게 상속하는 것. 워커는 우연히 아버지의 낡은 일기장을 발견한다. 일기장 첫 페이지에는 ‘1960년 4월 3∼5일, 3일간의 비’라고 적혀 있고, 친구 테오의 죽음에 대해선 그저 ‘테오가 죽어간다. 죽어간다, 죽었다’라고만 기록돼 있을 뿐이다. 워커는 그렇게 암호처럼 기록된 내용을 해석하며 과거의 진실과 마주한다.

미국 초연 20년 만에 한국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3일간의 비’에는 배우 윤박, 이윤지, 이명행, 최재웅, 최유송이 출연한다. 특히 워커와 아버지 네드 역을 동시에 소화하는 배우 윤박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말더듬 증상을 겪는 네드 역과 다소 감정이 불안정한 워커 역을 한 명의 배우가 연기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소화한다. 9월 10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4만∼5만5000원. 1544-1555 ★★★☆(★ 5개 만점)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연극 3일간의 비#윤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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