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명 관객과 함께하는 야외 오페라… 성패는 하늘의 뜻?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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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동백꽃 아가씨’ 리허설
서울 올림픽공원서 26, 27일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 기원 공연
야외 공연의 한계 극복하기 위해 원형 극장 설치하고 음향 시설 정비
비 오면 리허설-공연 못 할 수도

국립오페라단의 야외 오페라 ‘동백꽃 아가씨’의 지휘자 파트리크 푸르니에(위쪽 사진 가운데)가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리허설을 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의 무대는 패션 디자이너인 정구호 연출가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립오페라단의 야외 오페라 ‘동백꽃 아가씨’의 지휘자 파트리크 푸르니에(위쪽 사진 가운데)가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리허설을 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의 무대는 패션 디자이너인 정구호 연출가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립오페라단의 야외 오페라 ‘동백꽃 아가씨’ 리허설이 진행 중이던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88잔디마당. 오후 내내 흐렸던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날 오케스트라의 음향 체크 작업이 예정돼 있었다. 비를 막기 위해 대형 천막이 설치돼 있었지만 소나기가 내리자 비가 바람을 타고 천막 안으로 들어왔다.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특별공연인 ‘동백꽃 아가씨’가 26, 27일 열린다. 축제의 장으로 꾸미기 위해 장소를 야외 잔디밭으로 선택했지만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장애물은 비다. 비가 온다면 리허설은 물론이고 공연에도 차질이 생긴다. 국립오페라단 관계자는 “만약 비가 많이 온다면 공연을 취소해야 한다. 다행히 공연 당일 비가 내릴 가능성은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5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리허설은 비 때문에 3분의 2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야외 오페라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특히 비 때문에 봄, 가을에 열리는 편인데 이번엔 여름철이라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야외라는 점도 문제다. 성악가나 관객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2003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투란도트’와 ‘아이다’, 2012년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공연된 ‘라보엠’ 등 야외 오페라들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비올레타 역을 맡은 소프라노 이하영은 “모든 것이 모험이다. 일몰 시간, 조명에 날아드는 곤충, 반사돼 나오는 음향 등 모든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준비는 필수. 주최 측은 7000여 객석 어디서도 잘 보일 수 있도록 24m 지름의 원형 극장을 설치했다. 배경은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을 사용해 주목도를 높였다. 무대 양쪽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세세한 연기도 볼 수 있다. 오케스트라도 비를 피하기 위해 무대와 관객 사이가 아닌 무대 뒤편에 배치했다. 성악가들과 오케스트라는 모니터를 통해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야외 오페라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음향에도 신경을 썼다. 오케스트라를 위해 50대가 넘는 마이크를 설치했고, 스피커 시스템은 2014년 런던 올림픽 등에서 사용된 음향 시스템을 사용했다. 김기영 음향디자이너는 “객석 가장 뒤편인 약 80m 거리까지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테너 김우경은 “이마에 마이크를 달고 노래하는 것이 쉽진 않지만 한 번에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고 오페라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1만∼3만 원. 02-580-3543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국립오페라단#동백꽃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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