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사회적 가치 창출로 미래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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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회장, 석학 초청 ‘이천포럼’
기업이 포럼형식 전략모색 이례적… 뇌와 인공지능, 생명과학까지 토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개막한 ‘제1회 이천포럼’에 패널로 참여해 김용학 연세대 총장(오른쪽) 등과 함께 기업과 사회의 공생 방안에 대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개막한 ‘제1회 이천포럼’에 패널로 참여해 김용학 연세대 총장(오른쪽) 등과 함께 기업과 사회의 공생 방안에 대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SK그룹 제공
“과거엔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의 제대로 된 역할이라고 간주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만 ‘서든 데스(Sudden Death)’를 피할 수 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변화의 비용이 없어진 지금 더더욱 변화의 방향을 사회혁신으로 돌려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래에 다가올 변화에 대한 이해와 이를 토대로 한 확신에 찬 투자의 중요성을 21일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앞으로는 미래 사업 판단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재무적 차원의 숫자 계산뿐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래를 읽어 확신을 갖는 것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기업이 ‘서든 데스’를 피할 수 있다는 지론이다.

SK는 이날부터 24일까지 경기 이천시 SKMS 연구소와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세계적 석학 50여 명과 그룹 임원 200여 명을 한자리에 모아 ‘딥 체인지(Deep Change)의 이해’를 주제로 토론하는 ‘제1회 이천포럼’을 열었다. 국내 기업이 최초로 시도하는 대규모 포럼 방식으로 최 회장이 직접 제안했다. 사업 구조의 근본적 혁신을 의미하는 딥 체인지는 최 회장이 지난해부터 강도 높게 주문해 온 경영 화두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그동안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모이는 CEO 세미나 및 확대경영회의 등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준비할 것을 여러 차례 주문해 왔는데, 이를 그룹 전체 임원들에게까지 확산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SK는 이천포럼 모든 세션의 강연 등을 온라인 교육 콘텐츠로 만들어 임원 외 모든 그룹 구성원에게 공유할 계획이다.

이 같은 취지에 맞춰 22일에는 세계적 뇌과학자들까지 한자리에 불러 모아 ‘뇌와 인공지능’, ‘세상을 바꾸는 생명과학’ 등에 대한 집단 토론을 벌인다. 아시아계 최초의 예일대 학장인 천명우 교수(신경과학)와 한국인 최초의 블룸버그 석좌교수인 하택집 존스홉킨스대 교수(물리학), 한국인 최초의 하버드대 종신교수인 박홍근 교수(화학) 등 해외 유명 석학들이 강연자로 나서 재계에서도 이색적이란 평이 나왔다.

개막 첫날에는 최 회장이 평소 강조해 온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핵심 화두였다. 최 회장은 ‘사회혁신과 기업의 역할’ 세션에 직접 패널로 참여해 김용학 연세대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과 함께 ‘기업이 사회와 공생하며 혁신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안’에 대해 2시간여 동안 토론했다.

최 회장은 기업의 이윤 활동과 사회적 가치를 근육과 관절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돈 버는 행위를 운동이라고 가정할 때 근육(재무 가치)이 커질수록 관절의 부담이 커진다. 이 근육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관절이 버텨줘야 하듯 기업이 계속 생존하려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관절 운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제품과 서비스에 사회적 가치를 더하지 않고는 더 이상 기업이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라며 “이미 선진국과 존경받는 기업, 심지어 대학들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 시점에 과연 우리는 기업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sk#최태원 회장#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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