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청춘을 만나다] 단국대 조성욱 “36년 만의 우승보다 더 위대한 원 팀의 가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2일 05시 45분


단국대 조성욱
단국대 조성욱
11. 단국대 축구부 주장 조성욱

추계연맹전 우승 ‘언더독 반란’ 주역
“우승 간절함…동료들에게서 힘 받아
주장 책임감에 더 이 악물고 뛰었죠”


언더독. 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2015∼2016프리미어리그의 레스터시티가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언더독이었다. 그들은 전 세계의 예상을 뒤집고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어 냈는데, 대한민국 대학축구에도 ‘언더독의 반전 드라마’를 쓴 팀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월 2일, 태백에서 열린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하 추계연맹전)에서 36년 만에 정상에 오른 단국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단국대는 이번 시즌 전 약체로 불렸다. 팀을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의 프로 진출로 인해 단국대의 전력은 많이 약해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추계연맹전에서 단국대는 어느 팀보다 끈끈한 조직력을 보였다. 명장 신연호 감독의 전술 아래 선수들은 마치 한 사람처럼 움직였고 ‘원 팀(One Team)’으로 거듭났다.

올 시즌 단국대 돌풍에는 주장으로서 팀을 하나로 묶은 수비수 조성욱(23)의 존재가 컸다. 배재중, 수원공고를 거쳐 단국대에 입학하여 현재 4학년인 조성욱은 적극적인 몸싸움과 안정적인 수비, 탁월한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추계연맹전 수비상을 받으며 대학 최고의 수비수로 우뚝 선 조성욱을 만나봤다.

조성욱은 우승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제가 주장일 때 팀 성적이 안 좋으면 자책감이 들 것 같았어요. 주변에서 우리 팀에 대한 평가도 안 좋았죠. 그래서 더 이 악물고 뛰었어요. 우승한 것도 좋지만 항상 강조했던 ‘원 팀’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라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단국대 조성욱(왼쪽).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단국대 조성욱(왼쪽).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동료들에 대한 감사도 빼놓지 않았다. 조성욱은 ‘AFC U-23 챔피언십 예선’ 차출로 인해 추계연맹전 시작을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했다. 대회 32강부터 합류한 그는 팀 동료들에게서 간절함을 봤다고 했다. “우리 팀의 아쉬운 점은 경기장에서 말이 없고 파이팅이 상대에게 밀리는 것이었는데 이번 대회는 전혀 달랐어요. 오히려 동료들에게 힘을 받은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죠”라고 말했다.

추계연맹전 우승과 연령별 대표팀을 통해 태극 마크까지 달며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조성욱에게도 힘든 시기는 있었다. 그는 대학교 2·3학년 때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시기를 슬럼프로 꼽았다. “팀에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다시 수비수가 된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큰 경험이었죠.”

조성욱은 선수생활의 롤모델로 전북 현대의 최철순을 뽑았다. 최철순은 조성욱과 같은 수비수로서 경기장에서 누구보다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는 많은 유소년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고 조성욱도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이어 받아 후배들에게 계승하고 있다.

조성욱이 속해있는 대한민국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은 지난 16일 대회를 위해 대만으로 출국했다. 대회가 끝나는 대로 학교로 돌아가 대학 시절의 마지막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프로 진출이 1차 목표라는 조성욱. 해외 진출도 좋지만 우선 한국에 남아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그의 앞날을 응원한다.

김용성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1019s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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