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회고록서 “탄핵 사태의 주된 책임자는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8월 21일 14시 00분


코멘트
사진=김영사 제공
사진=김영사 제공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에 대해 “이번 탄핵 사태의 주된 책임자는 바로 탄핵을 당한 박 전 대통령”이라며 주된 책임은 박 전 대통령 자신과 옛 새누리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가 발간하는 ‘이회창 회고록’의 출판사 김영사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전 총재가 회고록에서 “정말로 책임지고 반성해야 할 사람은 보수주의 가치에 배반한 행동을 한 정치인들이지 보수주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 당시 정치인들의 문제일 뿐 대한민국 보수주의가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 전 총재는 3년에 걸쳐 집필했다는 회고록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태가 일어나면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과 보수주의까지 싸잡아 비판 대상이 된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박 전 대통령) 본인 말대로 억울한 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헌법재판소는 그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새누리당 지도부는 그동안 박 대통령의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당 관리 체제에 유유낙낙 순응하면서 한번도 제대로 직언하지 못하는 나약한 행태로 최순실 일당이 대통령을 에워싸고 국정을 농단하는 기막힌 일을 가능케 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보수는 끊임없이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 보수의 이념과 정체성을 지키면서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자기개혁의 길을 가는 것이 진정한 보수의 모습이다”며 “좌파가 선호해 온 정책이라도 그것이 정의에 반하지 않고 보수의 이념과 정체성에 저촉되지 않으며 국민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과감하게 도입해고 추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전 총재가 3년에 걸쳐 직접 집필한 회고록은 3800쪽으로 1, 2권으로 나뉘어 구성됐다. 1권 ‘나의 삶 나의 신념’ 편에서는 ‘대쪽 판사’, ‘쓴소리 총리’라는 별명을 안겨준 그의 올곧은 성품이 유년기 시절부터 형성됐음을 대표적 일화를 통해 보여준다.

2권 ‘정치인의 길’에서는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삼고초려로 정치에 입문한 뒤 잇따른 대선 패배, 절치부심으로 자유선진당을 창당하기까지 정치인으로서 파란만장했던 삶이 온전히 녹아 있다.

14대 대선에서 자신에게 석패를 안긴 DJ(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 전 총재는 DJ의 과거 햇볕정책을 비판하면서 “보수는 대북 지원과 협력을 북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폐기와 체제 개방ㆍ개혁과 연계시키는 상호주의의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DJ 정권이 휘두른 사정의 칼날과 의원 빼가기 등 야당 탄압 실상도 낱낱이 짚어낸다.

이 전 총재는 1960년 25세에 서울 지방법원에서 판사로 임용된 이후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판사를 지내며 판사로서의 요직을 두루 거친 뒤 대법원 대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감사원장을 거쳐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국무총리로 발탁됐다. ‘대쪽 판사’ ‘쓴소리 총리’라는 별명을 얻으며 김 전 대통령 시절 신한국당 총재를 거쳐 두번의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 전 총재는 이번 회고록 발간을 맞아 22일 오전 10시30분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고록 발간 배경과 책 소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등을 가질 예정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