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꼬리 올라간 신태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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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제자 권창훈, 프랑스리그 데뷔골
0-2 뒤지던 후반 머리로 추격골… 리그1 디종 이적 7개월만에 환호
팀 최고 평점… 3연속 풀타임

20일 프랑스 리그1(1부) 디종과 스타드 렌의 경기가 열린 프랑스 렌의 로아존파르크. 디종이 0-2로 지고 있던 후반 5분. 권창훈(23·디종·사진)은 상대 문전으로 빠르게 쇄도했다. 디종 수비수 푸아드 샤피크의 발끝을 떠난 볼이 골키퍼의 손에 맞고 튀어 오르자 권창훈은 머리로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올해 1월 K리그 클래식(1부) 수원에서 디종으로 이적한 권창훈이 7개월 만에 리그1 데뷔 골을 터뜨린 순간이다.

팀은 2-2로 비겼지만 권창훈은 과거 수원 에이스로 활약할 때처럼 적극적 공격 가담과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줬다. 유럽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권창훈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7.7을 줬다. 디종 이적 후 첫 시즌에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권창훈은 올 시즌에는 개막 후 세 경기 연속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부상과 프랑스 리그 적응 문제 등으로 2016년 9월 이후 축구 국가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던 그는 소속팀에서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최근 대표팀에 재승선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권창훈은 몸 상태가 좋고 내가 잘 알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뽑았다”고 말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권창훈은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둔 ‘신태용호 1기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넣을 선수로 꼽힌다. 대표팀은 컨디션을 회복한 권창훈의 복귀로 미드필더들 간의 경쟁을 통한 경기력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권창훈은 2선에서 중앙으로 침투해 골을 노리는 능력이 뛰어난 데다 강력한 중거리 슛도 장착한 선수다. 남태희(26·알두하일SC), 구자철(28·아우크스부르크) 등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선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창훈은 ‘신태용의 아이들’로 불리는 선수 중 하나다. 신 감독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기 때문이다. 올림픽 본선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뛰었던 권창훈은 4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올림픽 대표팀의 8강을 이끌었다. 그는 현재 소속팀에서도 주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국가대표팀에서도 측면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그는 이재성(25·전북), 이근호(32·강원)와 주전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왼발 킥이 정확한 권창훈은 대표팀의 세트피스 전담 키커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대표팀이 21일 조기 소집될 예정인 가운데 유럽파 권창훈은 소속팀의 27일 리그 경기를 소화한 뒤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권창훈#신태용#프랑스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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