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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청정지대’라던 스페인, 테러리스트 집결지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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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청정지대’라던 스페인, 테러리스트 집결지로 드러나

동정민 특파원 , 박민우 특파원 입력 2017-08-21 03:00수정 2017-10-1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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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조직 6개월 넘게 자폭테러 준비… 계획 어긋나자 차량공격으로 변경
조직원 12명중 3명 아직 안잡혀
테러 연달아 터진 카탈루냐 지방, 무슬림 이민자 51만명 거주
주요 테러, 무슬림 집결지서 발생
영국 프랑스 독일 서유럽 중심으로 터지던 이슬람 급진주의자 테러가 지난주 스페인과 핀란드에서도 터지면서 유럽에서 더 이상 테러 청정지대는 사라졌다.

14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넘는 부상자를 낸 1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는 발생 초기만 해도 외로운 늑대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6개월 넘게 치밀하게 대규모 자살 폭탄 공격을 준비해온 테러 조직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12명으로 구성된 조직원이 머물던 바르셀로나 외곽 알카나르에서는 가스통 120개가 발견됐다. 이들은 이 가스통들을 렌터카 세 대에 실어 자살 차량 폭탄 테러를 계획했지만 17일 뜻밖에 폭탄이 터지면서 차량 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경찰이 밝혔다.

스페인의 후안 이그나시오 소이도 내무장관은 19일 “바르셀로나 테러 뒤에 있던 조직은 완벽하게 해체됐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경찰이 파악한 조직원 12명 중 사살된 5명, 체포된 4명을 제외하고 3명은 아직 잡지 못했다. 특히 바르셀로나 테러 당시 흰색 밴을 운전한 것으로 추정되는 모로코 출신인 유네스 아부야쿱(22)의 행방도 오리무중이다.


스페인과 국제사회를 더욱 충격으로 몰아넣은 건 청정지대로 믿어 온 카탈루냐 지방이 사실은 10년 넘게 지하디스트들의 허브 역할을 해 온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과 파리에서 테러가 잇달아 터지며 안전한 스페인으로 가자는 인식이 퍼져 올해 1∼5월 관광객 2800만 명이 몰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가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태세였다. 카탈루냐 지방에 있는 바르셀로나는 지난해 32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 지방정부에서 올해 1월 관광객 수를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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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13∼2016년 스페인 전역에서 체포된 이슬람 근본주의자인 살라피스트와 지하디스트 178명 중 4분의 1이 16∼18일 3건의 테러가 연달아 터진 카탈루냐 지방 출신이다. 이미 2001년 9·11테러 두 달 전 마지막 모의를 했던 장소가 18일 2차 차량 테러가 발생했던 캄브릴스였다.

카탈루냐 지방이 지하디스트 집결지가 된 건 무슬림 이민자가 많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 지역 무슬림 인구 규모는 약 51만 명으로 스페인의 4분의 1 규모다. 세비야 파블로데올라비데대의 지하디즘 전문가 마누엘 토레스는 “살라피스트 운동의 중심인 카탈루냐 지방에는 원리주의를 강조하고 스페인의 가치와 법, 질서를 부정하는 강연을 하는 모스크와 센터가 많다”고 전했다. 카탈루냐 항구 도시 타라고나 주변은 유럽에서 살라피스트 모스크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추적하고 있는 용의자 중에는 이 지역 이슬람 성직자(이맘)도 포함돼 있다.

유럽의 주요 테러는 무슬림 집결지에서 주로 일어났다. 지난해 3월 브뤼셀 공항 테러 용의자가 머문 곳은 브뤼셀 근교 몰렌베이크, 2015년 11월 바타클랑 테러는 파리 근교 생드니가 집결지였다. 두 도시는 무슬림 인구가 3분의 1을 넘는다.

스페인의 싱크탱크 레알 인스티투토 엘카노의 국제 테러리즘 시니어 디렉터 카롤라 가르시아는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지하디즘이 주로 출현하는데 가장 영향을 쉽게 받는 이들은 무슬림 국가로부터 온 이민 2, 3세대”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프랑스인이나 스페인인으로 생각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모나 조부모의 나라를 가깝게 느끼는 것도 아닌 정체성의 위기를 겪으면서 지하디스트의 메시지는 매우 강력한 힘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실제 신원이 밝혀진 바르셀로나 테러 가담 용의자 9명 중 10대가 2명, 20대 6명, 30대 1명으로 대부분 모로코 출신 이민자 2, 3세였다.

특히 이슬람국가(IS)는 최근 들어 중동의 주요 거점인 이라크 모술과 시리아 락까에서 수세에 몰리자 유럽을 향해 더욱 적극적인 테러 공세를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동에서 세력이 약해진 IS가 북아프리카를 거점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 용의자 12명 중 6명이 북아프리카 모로코 출신이고, 핀란드 남부 도시 투르쿠에서 18일 발생한 흉기 난동 테러 용의자 역시 모로코 난민이었다.

영국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서버는 20일 “중동의 전장에 있던 모로코 출신 IS 전사 300여 명이 본국으로 돌아와 유럽을 공격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북아프리카가 유럽 공격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S는 테러 공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여성과 아이를 공격하는 잔혹함도 드러내고 있다. 핀란드 경찰은 18일 흉기 테러는 여성을 겨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피해자의 나이는 15세부터 67세까지 다양했으나 부상자 8명 중 6명이 여성이었고, 사망자 2명도 모두 여성이었다. 바르셀로나 테러에는 어린이 피해자도 많았는데, 호주 7세 아이가 아직도 행방불명이어서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편 IS는 선전매체인 아마끄통신을 통해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19일 벌어진 흉기 공격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베리아 도시 수르구트 거리에서 괴한이 흉기를 휘둘러 8명이 다쳤다.

파리=동정민 ditto@donga.com /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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