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완봉주 좀 마시자” 윤학길 코치의 농담이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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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20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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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윤학길 코치. 스포츠동아DB
한화 윤학길 코치. 스포츠동아DB
“‘완봉주’ 좀 마시게 해줘.”

한화 윤학길(56) 투수코치는 19일 대전 롯데전 9회초 2사 2·3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투수 정우람과 포수 최재훈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2점 차 앞선 상황에서 편안한 농담으로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였다.

상황은 이랬다. 한화는 2-0으로 앞선 9회 2아웃을 잘 잡은 정우람이 박헌도에게 볼넷, 김동한에게 2루타를 맞아 2·3루 위기에 몰렸다.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역전패(38회)를 당한 터라 불안감이 엄습했다. 상대 롯데는 올 시즌 가장 역전승이 많은 팀. 결국 윤 코치가 흐름을 끊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고, “완봉주 좀 마시게 해 달라”고 농을 던졌다. 늘 불안한 마운드 탓에 어려움을 겪던 한화 입장에선 올 시즌 4번째 무실점 승리에 대한 욕심도 있었을 터다. 정우람이 후속타자 신본기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덕분에 윤 코치의 바람은 이뤄졌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20일 대전 롯데전에 앞서 당시 상황을 들려줬다. 그는 “윤 코치가 긴장을 풀어주려고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고 껄껄 웃었다. “그 덕분에 경기가 끝나고 윤 코치와 간단하게 완봉주를 마셨다”고 밝혔다.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이 감독대행도 오래간만의 무실점 승리에 대한 기쁨이 커 보였다. 실제로 이 감독대행 체제에서 무실점 승리는 19일이 처음이었는데, 올 시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5월 13일 잠실 LG전(10-0 승리) 이후 98일 만이었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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