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장터서 파는 콩국-식혜에 ‘세균 우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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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최대 1900배… 업체 2곳 적발
쥐 사체 방치 등 비위생 환경서 제조

‘고소하고 진한 콩국.’ ‘집에서 만든 식혜.’

아파트 알뜰장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고문구다. 스티로폼 박스에 매직으로 삐뚤빼뚤 적은 문구를 보면서 사람들은 ‘진짜 집에서 정성스럽게 만들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런 문구를 무조건 믿으면 안 된다. 쥐가 오가고 파리가 득실거리는 시설에서 대량으로 제조한 콩국과 식혜가 일부 알뜰장터에서 판매된 것이다. 일부 제품에서는 기준치보다 최대 1900배나 많은 세균이 나왔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특사경)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콩국과 식혜 등을 만들어 서울과 경기 지역 아파트 장터 40여 곳에 유통시킨 업체 2곳을 적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특사경에 따르면 A사의 경기 양주시 제조시설에서는 죽은 쥐가 발견됐다. 또 파리와 모기 등 각종 벌레가 들끓었다. 직원들은 위생복도 입지 않고 맨손으로 콩국을 병에 담았다. 이들이 판매한 제품에선 mL당 2300만∼1억6000만 CFU(세균 개체수)가 검출됐다. A사는 2015년 5월부터 최근까지 1L짜리 콩국 4만8900여 병을 유통시켰다. 콩국은 세균 검출 기준이 없는데 비슷한 두유류는 mL당 4만 CFU 이하다.

식혜를 만드는 서울 동대문구 B사 상황도 비슷했다. 직원들은 맨손으로 깔때기를 이용해 병에 식혜를 담았다. 시설 곳곳에선 동물 배설물이 발견됐다. 이곳의 식혜에서는 기준치(mL당 100CFU)보다 적게는 140배에서 많게는 1900배의 세균이 나왔다. 2009년 11월부터 최근까지 B사가 판매한 식혜는 24만8000여 병이다. 특사경은 두 업체 대표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식혜#콩국#아파트 알뜰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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