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식품 ‘인증 마크’ 제도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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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유기농 원재료 95% 안되면 마크 못붙여

영국(왼쪽)과 프랑스의 유기농 계란 인증 마크.
영국(왼쪽)과 프랑스의 유기농 계란 인증 마크.
유럽은 유럽연합(EU)과 개별 국가, 그리고 양계협회 자체 규제까지 더해 이중 삼중으로 계란 품질 감독을 한다. 특히 유기농이나 그에 준하는 인증을 받으려면 상당히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해 그만큼 시민들의 신뢰가 높다.

EU는 2010년 7월 유기농식품 로고를 통합했다. EU 회원국 유기농 계란에는 연두색 바탕에 12개의 별이 잎사귀 모양으로 그려져 있는 로고가 붙어 있다. 유기농 원재료가 95% 미만으로 들어간 식품에는 이 로고를 절대 쓸 수 없다. 프랑스 유기농 계란에는 EU 로고 외에 프랑스 자체 유기농 로고가 함께 붙어 있다. 프랑스 유기농협회가 관리해 별도로 붙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프랑스는 일반 계란과 유기농 계란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빨간 라벨’ 제도를 도입했다. 외부에서 방목된 닭 중에서도 품질을 강화한 닭만 이 라벨을 붙일 수 있다. 빨간 라벨은 닭이 먹어야 할 먹이의 기준을 유기농 계란보다 낮춰 가격을 싸게 생산하면서도 방목의 수준은 오히려 유기농 계란보다 더 엄격하게 했다. 유기농 계란은 닭 한 마리당 공간을 4m² 확보해야 하지만 빨간 라벨을 붙이려면 마리당 5m²를 확보해야 한다. 계란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두 번 무조건 수거해야 하고 산란부터 포장까지 최대 4일을 넘기지 않도록 한 것도 빨간 라벨에만 적용되는 기준이다. 유기농 계란과 빨간 라벨 계란은 수시로 제3자가 와서 불시에 감독한다.

전체 소비의 85%를 국내산으로 수급하는 영국은 양계업계에서 자체적으로 품질 신뢰도를 쌓은 사례다. 1980, 90년대 영국 계란이 살모넬라균에 감염돼 식중독 발생이 잇따르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라이언 계란품질인증’을 만들었다. 양계협회는 국가 돈이 아닌 스스로 800만 파운드를 투자해 모든 닭에 살모넬라 백신 접종을 의무적으로 실시했고, 이 사실을 국민에게 적극 홍보해 신뢰를 얻었다. 살모넬라균을 거의 완벽하게 없앤 것을 넘어 종계장, 부화장, 사료공장, 소매업까지 모든 생산, 유통 과정을 데이터화하는 이력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계란은 24시간에 한 번씩 수거하고 산란 후 3일 이내에 출하하며, 20도 이하 실온에 보관해야 하는 등 기준도 엄격하다. 이 때문에 이제 영국 슈퍼마켓에서 ‘라이언 인증’ 없는 계란은 찾아보기 힘들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유럽연합#eu#식품 인증 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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