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푼다며 ‘걱정말아요 그대’ 노래 튼 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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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회견]각본 없이 55분간 질의응답 진행
소통수석 “대통령님 긴장되시죠?”… 재질문 기회 없어 토론식 못미쳐
보유세 질문에 “부유세” 답변 해프닝

“대통령은 여러분이 어떤 질문을 할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대통령님 긴장되시죠?”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마치자 이날 사회를 맡은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이날 회견은 별다른 각본 없이 진행했다. 지난 정부에서 대통령 기자회견이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질의응답도 충분치 못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회견은 대통령 모두발언(10분)과 질의응답(55분) 순으로 65분간 진행됐다. 청와대와 출입기자단은 원활한 진행을 위해 질문 주제(외교안보, 정치, 경제, 사회)만 사전에 정했다. 질문 내용과 질문자는 서로 몰랐다.

청와대는 대통령과 기자들의 물리적 거리를 최대한 좁혀 의자를 배치했다. 밀도 있는 토론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위에서 보면 대통령을 내외신기자 217명이 반원형으로 둘러쌌다. 회견장 기획은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통하는 탁현민 대통령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맡았다. 회견 시작 전에는 기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겠다며 가수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 박효신의 ‘야생화’, 윤종신 곽진언 김필의 ‘지친 하루’, 정인의 ‘오르막길’ 등 가요 4곡을 골라 틀기도 했다.

하지만 첫 회견임을 감안하더라도 자유로운 토론식 기자회견이라고 하기엔 아쉬운 대목도 없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북핵 등 핵심 이슈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기보단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백악관처럼 한 기자가 여러 번 질문하는 기회는 없어 대통령과의 밀도 있는 토론 자체가 어렵기도 했다. 소소한 해프닝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8·2부동산대책의 후속 조치로 ‘보유세를 검토하는가’라는 질문에 “부유세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기자회견 후 “문 대통령이 ‘부유세’라고 발언한 건 보유세를 말한다”고 공식 정정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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