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호, 탄탄한 조직력으로 필리핀 118-86 대파 4강서 숙적 이란과 격돌…부상 이종현 출전 변수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이 이란과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4강에서 격돌한다. 허재(52)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8월 17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필리핀을 118-86으로 대파했다. 홈팀 레바논을 80-70으로 꺾은 이란과 20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하메드 하다디(32·218cm)가 건재한 이란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그러나 한국이 필리핀전처럼 끈끈한 조직력을 발휘하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
● 내·외곽 막강 전력의 이란
이란에는 하다디만 있는 게 아니다. 포인트 가드 사자드 마샤예키(23·180cm) 비롯해 네흐남 야크찰리(22·22cm), 모하마드 잠시디(26·198cm) 등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레바논과의 8강전에서 4명이 주전으로 출전해 팀 승리를 책임졌다. 하다디는 23점·20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잠시디는 3점슛 6개를 터트리며 24점을 올렸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44대30으로 앞섰고, 50%의 3점슛 성공률(18개 시도·9개 성공)을 보이는 등 내·외곽에서 레바논을 압도했다. 니키 바라미라는 걸출한 슈터가 사라졌지만 선수층이 두터운 이란은 20대의 젊은 선수들이 가세해 여전히 막강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3경기 포함 4전승을 기록 중이다.
● 대표팀 팀워크로 이란 넘을까.
한국 대표팀 전력 가운데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팀워크다. 한국은 경기평균 27.8개의 팀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조직적인 플레이로 득점을 해내고 있다. 팀 어시스트는 대회 참가 팀 중 1위다. 다소 부족한 개인기를 팀워크로 메우면서 4강까지 올랐다. 주전과 비주전을 가리지 않고 코트에 나서는 선수마다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정신적으로도 준비가 잘 된 모습이다. 필리핀과의 경기 도중 상대가 거친 몸싸움을 걸어오자 선수들이 적극 대응했다. 과격한 행동으로 보였을 수도 있지만 기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선수들의 정신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코트 안에서 자주 모여 얘기하면서 스스로 해법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이란은 이전까지 상대했던 팀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다. 발뒤꿈치가 좋지 않아 필리핀전을 쉰 이종현(23·203cm)의 이란전 출전여부에 물음표가 붙어있다. 가용인원이 줄어들 수도 있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끈끈한 팀워크를 앞세워 아시아 농구를 주름잡고 있는 이란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