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인 주방, 이제 가구가 아니라 가전입니다”

LG전자 ‘시그니처 키친’ 쇼룸 오픈… 국내외 명품가구와 최신기술 접목
“주방 리모델링 가전사가 주도하는 새 패러다임으로 시장 본격 공략”

LG전자가 17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을 열고 초고급 주방 문화 전파에 나섰다. LG전자 모델들이 쇼룸에서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다다’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가전으로 구성된 주방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 제공

“올해는 LG전자가 초(超)프리미엄 빌트인(built-in·붙박이) 시장에서 기반을 다지는 원년입니다. 고객이 프리미엄 주방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경로를 확대해 2020년 미국에서 ‘GE 모노그램’을 제치고 점유율 순위 5위(약 10%)에 오르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가전업체 중 처음으로 빌트인 전문 전시관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사진)은 “지금까지 건설사와 가구회사가 주도하던 국내 주방 리모델링 시장을 가전회사가 주도하는 새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LG전자는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가구거리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을 열고 공식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지상 5층, 지하 1층에 총 1918m² 규모로 마련된 이 전시관에는 고급 가구와 가전이 어우러져 있다. 명품 브랜드의 주방가구와 LG전자의 고급 브랜드 ‘LG 시그니처’ 가전이 함께 전시돼 있고, 고객이 최고급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주방 공간도 있다. ‘디오스’ 위주의 일반 가전 빌트인도 전시됐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벽면이 추상화가 몬드리안 그림처럼 배치돼 있었다. LG전자가 이날 공개한 신제품 ‘컬럼 냉장고’의 디자인을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다. 이 공간은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건축 자문이자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미국 건축가 톰 메인이 디자인했다. 3층으로 올라서니 최고급 주방가구 브랜드인 독일 ‘포겐폴’, 이탈리아 ‘다다’, 한샘의 고급 주방가구 브랜드 ‘키친바흐’와 LG 시그니처 가전이 마치 원래부터 한 제품인 듯 어우러진 공간이 있었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출시한 지 1년여 만에 이번 쇼룸 운영을 계기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가전만 파는 것이 아니라 가전과 가구를 모두 아우르는 ‘종합 주방 공간’을 판매하는 개념이다.

세계 빌트인 가전 시장은 450억 달러(약 51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 중 초프리미엄 시장은 약 15%를 차지하는데 성장률은 일반 빌트인 시장보다 3배가량 높아 미국 서브제로&울프와 바이킹, 독일 테르마도어와 밀레 등 전통의 브랜드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들과 경쟁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송 사장은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와이파이 및 사물인터넷(IoT) 연결 등 혁신 기술을 내세우는 전략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역사가 짧아 아직 브랜드를 경험하지 못한 고객이 많은 만큼 제품을 직접 경험하게 할 공간이 필요했고 그래서 쇼룸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도 쇼룸을 열 계획이다.

노영호 LG전자 빌트인영업실장은 “국내에서 부동산의 가치는 거의 크기로만 결정되지만 미국에서는 인테리어 수준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택 가격의 10% 정도는 주방에 투자하는 편”이라며 “곧 국내에서도 리모델링이 ‘투자’로 인식되는 때가 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LG전자 빌트인 패키지는 1200만 원(LG 디오스)부터 크기와 제품에 따라 1억 원 이상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구성할 수 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