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全과목 절대평가 땐… 내신 관리 수월한 일반高가 유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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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중3 수능 개편안 확정되면 학교-공부 어떻게 해야되나

자율형 사립고 진학을 준비하는 중학교 3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김모 씨(42)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시안이 두 가지로 나오면서 아들이 자사고 진학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확신이 없어졌다. 김 씨는 “두 시안 모두 현재보다는 절대평가가 확대돼 수능의 영향력은 줄고, 자사고가 일반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내신 성적을 받기에는 불리하기 때문에 고민”이라며 “이달 말 확정안을 보고 결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3이 대학 입학시험을 치르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을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바뀌는 제도에 따라 어떤 고교에 진학해야 대학 입학에 유리한지, 어느 과목에 집중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교육부는 수능시험 범위에 들어가는 7과목 중 4과목을 절대평가, 나머지 3과목은 상대평가로 하는 ‘1안’과 7과목 전체를 절대평가로 하는 ‘2안’ 등 두 가지 시안을 놓고 31일 최종 결정을 목표로 의견수렴 중이다.

○ 전 과목 절대평가 땐 일반고 유리

고교 입시는 이미 진행 중이다. 영재학교는 전형 과정이 이미 마무리돼 합격 예정자를 발표했고, 대다수 과학고는 이달 중 원서 접수가 끝나 본격적인 전형이 시작된다. 9월부터는 민족사관고 등 전국 단위 자사고가 신입생 모집에 나서고 10, 11월에는 외국어고, 국제고, 광역 단위 자사고 등이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후기고인 일반고는 12월경 원서를 받는다.

이 때문에 중3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당장 자녀가 어떤 학교에 들어가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2안으로 결정되면 특목고보다는 일반고가 유리하고, 1안의 경우에도 현재보다는 특목고의 유리함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 과목 절대평가의 경우에는 수능의 영향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만큼 내신 관리가 수월한 일반고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시에서 논술고사와 교과특기자 전형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2안이 선택되면 특목고와 자사고 등에서는 원하는 대학을 가는 데 지금보다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1안으로 갈 경우에도 현재보다는 절대평가 과목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현행 체제보다 수능의 영향력은 줄고 내신의 중요성이 커져 특목고의 유리함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중3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21학년도에는 고교 내신은 현행 9등급 상대평가 체제가 유지되지만 2022학년도 이후에 대해서는 9월 출범할 예정인 국가교육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고교 내신제도가 어떻게 결정되느냐가 고교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며 “성취평가제(내신 절대평가)가 되면 사실상 내신이 무력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특목고 자사고 등 소위 명문고로 진학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현행처럼 9등급 상대평가제로 유지되면 수능의 영향력은 줄고 내신의 위력이 커지는 점을 감안해 고교 진학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소장은 “특목고 자사고 폐지가 추진되면 이들 학교의 지원율이 낮아지면서 좋은 내신 성적을 내기가 과거보다 쉬울 수 있어 교육의 질을 고려해 과감하게 특목고 자사고에 진학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1안은 국어·수학, 2안은 전 과목 고르게

1안의 경우에는 상대평가가 적용되는 국어 수학 탐구영역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상위권 대학 지원자 대부분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과목에서 1등급을 받을 것으로 보여 상대평가 과목의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2018학년도 입시에서 절대평가인 영어의 반영 비중은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대폭 축소됐다. 이만기 소장은 “국어와 수학이 정시모집에서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두 과목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도록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안의 경우에는 특정 과목이 중요하다기보다 고1 때부터 전 과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상위권 학생의 경우 수능에서 과목별로 1등급을 받고 학교 내신도 최상위권을 유지해야 하는 이중의 부담이 생길 것”이라며 “내신이 부족하면 수능 최고점을 받아도 원하는 대학 합격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내신 성적이 떨어지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1, 2안에 따라 대학이 수시·정시 모집 비중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은 “1안으로 갈 경우 국어 수학 탐구가 상대평가로 치러지기 때문에 대학들이 정시 선발 인원을 줄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2안의 경우 변별력을 이유로 상위권 대학들은 정시모집을 포기하고 수시모집으로만 선발할 가능성이 크고 중하위권 대학들은 정시모집을 유지하되 선발 비율은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수능#수능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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