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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신세돈]일자리 정책 100일의 白中黑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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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신세돈]일자리 정책 100일의 白中黑點

신세돈 객원논설위원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입력 2017-08-17 03:00수정 2017-08-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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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일자리 공약으로 공공부문서 81만개 만들어도 전체 고용률은 1.9%P 오를 뿐
일자리 지원 3종 패키지는 연간 10만 명 늘리기 힘들고 임금인상 억제 부작용 우려도
고용창출력 큰 기존 기업이 성장해야 일자리 늘어난다
신세돈 객원논설위원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국민의 위대한 선택’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100일이 되었다. 무엇보다 먼저 일자리를 챙기겠다던 취임사대로 100일 동안 정부의 경제정책은 일자리에 초점을 맞추었다. ‘일자리가 곧 복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새로 구성하고 ‘일자리 100일 계획’을 발표함은 물론 ‘일자리 상황판’까지 청와대 여민관에 설치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공공부문을 선도적 목표로 설정했다. 정부가 모범적인 고용주로서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적극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안전 치안 복지 교육 부문 공무원 증원과 사회공공서비스 공공부문 일자리 등 총 8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단언했다. 정부는 예산·세제 등 정책 수단을 일자리 중심으로 재설계한다는 차원에서 예산을 ‘고용영향평가제도’와 연계하기로 했으며 공공기관 청년고용을 의무적으로 3%에서 5%로 확대할 계획이다.

공공부문 고용에 대한 논란은 접어 두자. 설사 정부가 주장한 대로 공공부문 81만 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총 상용근로자(2016년 1297만 명)의 6%에 불과하므로 고용률을 1.87%포인트 올릴 뿐이다. 그러므로 이것이 설혹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성공했다고 국민들이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고 또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일자리 문제의 본질은 아니라고 여길 것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 성공의 핵심은 민간부문 일자리에 있다.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민간부문 일자리 대책으로 주목을 끄는 것은 ‘일자리 지원 3종 패키지’다. ①고용을 늘리거나 ②(지난 3년 평균 인상률보다) 더 많이 임금을 올리거나 ③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3종 패키지 정책은 박근혜 정부 시절 ‘가계소득 증대 3종 세제 패키지’와 꼭 빼닮았다. ①은 기존에 있던 ‘고용창출 투자세액 공제’와 ‘청년 고용증대 세제’를 통합한 것에 불과하고 ②, ③은 기존에 있던 것을 기간과 대상을 확대시킨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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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별 효과가 없었던 과거 제도와 흡사한 ‘일자리 지원 3종 패키지’ 같은 이런 대책을 가지고 민간 일자리가 획기적으로 창출되겠는가 하는 점이다.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①‘고용증대 세액공제제도’의 경우 순고용증대 효과는 연간 10만 명을 넘기가 매우 힘들 것 같다. 박근혜 정부의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제도’의 경우 예상 세액공제금액은 3904억 원(2012년)인데 1인당 세액공제를 1000만 원이라고 하면 고용창출효과는 3만9000명에 불과하고 1인당 500만 원이라고 봐도 8만 명을 넘지 않는다. 당시 상용근로자 1110만 명의 0.3∼0.7%에 불과한 수치다. ②‘임금인상 세액공제제도’의 혜택도 주로 임금인상 여유가 있는 대기업에 유리하게 쏠릴 가능성이 큰 데다 제도를 악용하려는 경우 임금인상을 오히려 억제시키는 역효과가 발생할 여지가 없지 않다. 과거 3년 평균 임금인상률을 기준으로 세액공제 혜택 여부를 측정하는 특성상 임금인상률이 3년 동안 매년 1% 인상하다 4년 차에 1% 인상하면 혜택을 받지 못하지만, 매년 0%이다 4년 차에 1%를 인상하면 혜택을 받는다. 따라서 ‘임금인상 세액공제제도’는 매년 임금을 자연스럽게 올리기보다는 반대로 인상을 억제해 계단식으로 올리게 하는 역작용을 낳을 수가 있다. 고용 실적에 따른 금리 우대나 이자환급제도도 이미 적용이 되고 있어서 얼마나 새로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일자리 창출 또는 일자리 멸실 방지의 본산은 민간기업, 그것도 창업기업보다는 기존 기업이다. 민간기업의 일자리 창출의 원칙은 공공부문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생산(즉 성장)이 있어야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지, 역으로 자리를 만든다고 경쟁력과 생산과 성장이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이 기업 할 의욕을 잃지 않고, 자신감을 잃지 않고,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 일자리 정책이라고 믿는 것이다. 신산업 혹은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 못지않게 죽어가는 전통산업의 4차 산업적 구조전환 혹은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지원을 파격적으로 늘려야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백중흑점(白中黑點)은 전통기업 지원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것 같다는 데 있다. 일자리 10개 만드는 동안 20개가 사라지면 그게 무슨 일자리 정책인가.

신세돈 객원논설위원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문재인#일자리 정책#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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