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동 낳은 피프로닐, 무엇?…“익혀 먹어도, 파괴 안 되고 장기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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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16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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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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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농가 계란에서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정부가 달걀 출하를 금지하고 전수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살충제 계란 사태의 핵심 성분인 '피프로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밤 축산당국은 경기 남양주시 A 농장과 경기 광주시 B 농장이 생산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과 발암물질인 비펜트린이 각각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후 정부는 전국 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온라인에서 계란 판매를 중지시켰다.



16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A 농장의 주인은 진드기가 너무 많아 살충제를 구입해 사용했다고 전했다. 백색 분말 형태인 피프로닐은 바퀴벌레, 진드기, 벼룩 등의 벌레의 중추 신경계를 파괴해 죽일 때 쓰는 살충제다.

피프로닐은 국내에서는 닭에게 사용 자체가 금지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는 식품 안전 규정 등을 담은 검출 기준치가 설정돼 있지 않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식품규격인 코덱스(Codex)에서는 피프로닐 사용 기준치를 1kg당 0.02mg로 규정하고 있다. A 농장에서는 ㎏당 0.0363mg의 피프로닐이 검출 돼 기준 허용치를 초과했다.

60kg 성인을 기준으로 할 경우 피프로닐 성분이 들어간 계란 1개를 먹었다고 해서 크게 문제는 없다. 하지만 10kg 이하의 아동이 오염된 계란을 1개 먹었다면 1회 섭취 허용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피프로닐은 사람이 흡입하거나 섭취하면 두통, 현기증 등이 나타나고 과다 섭취할 경우 감각 이상, 간장과 신장 등에 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피프로닐은 90% 이상 계란 노른자에 남아 있다. 충분히 익혀 먹는다 해도 파괴되지 않는다. 또 피프로닐은 주로 체내 지방에 축적된다. 분변으로 빠져 나기긴 하지만 다른 농약 성분보다 배출 속도가 더딘 편이다.

한편 문제된 계란에서 피프로닐 외에 발견된 비펜트린은 닭에 기생하는 이를 제거하는 살충제 성분으로 식용 목적의 가축에도 사용하는데 쓰인다. 다만 미국 환경보호청(EFA)은 비펜트린을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한다. 피프로닐보다는 독성이 약하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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