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을 즐기고 있나요” 고척돔 달군 ‘팝 요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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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첫 내한공연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내한공연을 펼친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그란데 측은 보안상 이유로 공연 사진 촬영을 허락하지 않았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내한공연을 펼친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그란데 측은 보안상 이유로 공연 사진 촬영을 허락하지 않았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15일 밤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24)의 첫 내한공연은 흥겨운 무대로 꾸며졌다.

그란데는 오후 8시 시작된 무대에서 애써 여유로운 듯 행동했다. ‘Break Free’ ‘Bang Bang’ ‘Side to Side’ 같은 대표곡을 부르며 무대를 종횡했다. 그는 관람객들을 향해 “오늘밤 즐기고 있나요?” “너무 큰 소리로 환호해줘서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매진된 2만 석의 객석을 채운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하지만 콘서트를 앞둔 ‘보안’ 수준은 역대 공연 중 최고 수준이었다. 테러 위험 때문에 안전과 관련한 화제와 뒷얘기가 이어졌다. 5월 22명이 희생되고 116명이 다친 영국 맨체스터 폭탄 테러가 일어난 곳이 다름 아닌 그란데의 공연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6월 맨체스터를 다시 찾아 “테러 때문에 물러서지 말자”면서 추모 콘서트 ‘원 러브 맨체스터’를 열었고 이는 전 세계에 생중계돼 화제가 됐다. 추모 콘서트 뒤 그란데는 ‘데인저러스 우먼(Dangerous Woman)’이라 이름 붙인 순회공연 시리즈를 유럽 남미 아시아로 순조롭게 이어갔지만 공연장 보안만은 극도로 강화됐다.

콘서트가 열린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은 2만 명의 인파가 몰려 시작 전부터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을 방불케 했다. 여러 입장동선에서 검문검색이 철저하게 이뤄졌다. ‘공항 수준의 보안 검색대 운영’, ‘검색 때문에 입장에 최소 1시간 이상 소요 예정’이라는 주최 측의 사전 공지문은 빈말이 아니었다. 공항에서 쓰는 금속탐지기 30여 대가 설치돼 있었다. 가방, 핸드백, 파우치의 반입도 금지됐다. 주최 측이 허용한 반입 가능 가방은 가로 27cm, 세로 40cm 이하로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가방뿐. 기자의 노트북도 취재용이 맞다는 걸 확인하는 스티커를 붙인 다음에야 갖고 들어갈 수 있었다.

사진기 반입은커녕 취재용 무대 촬영도 불허됐다. 만에 하나 누군가 대구경 렌즈 안에 총기를 숨길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란데는 10∼13일 일본 체류 때에 이어 한국에서도 자신의 입출국 시간과 장소, 숙소와 동선마저 주최 측에도 비밀에 부쳤다. 동행하는 극소수 스태프에게만 예외였다. 주최 측 관계자는 “여러 내한공연을 진행해봤지만 이렇게 철저한 보안 요청은 처음”이라며 진땀을 흘렸다.

플로리다주 출신인 그란데는 2008년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TV 배우와 가수 활동도 병행하며 영어권 10, 20대의 우상이 됐다. 국내에서도 ‘Problem’ 같은 곡이 TV 프로그램에 소개되며 인기를 얻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팝 요정#break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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