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료 납부…日국회의원 63명 집단 참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5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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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일본 종전기념일(패전일)인 15일 오전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대리인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총재특별보좌를 통해 공물 대금을 납부했다. 시바야마 보좌는 아베 총리로부터 “참배에 가지 못해 죄송하다. 제대로 참배하길 바란다”는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취임 다음해인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후 후폭풍이 거세게 일자 이후 매년 패전일에 공물료를 내고 있다. 다만 시바야마 보좌가 전한 아베 총리의 발언은 예년보다 수위가 높아진 것이어서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는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총재특별보좌가 “공물료를 내고 참배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만 말했다.

한편 이날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63명은 야스쿠니를 집단 참배했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우익 정치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전 방위상, 아베 총리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대행, 대중적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자민당 수석 부간사장 등도 참배에 동참했다. 신사 안팎에선 정치인과 각료의 야스쿠니 참배를 두고 찬반 단체가 집회를 열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千代田) 구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 추도사에서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만 말했다.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총리 때부터 역대 모든 일본 총리가 언급해 왔던 ‘아시아 국가에 대한 일본의 가해와 반성’을 5년째 생략한 것이다.

한편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추도사에서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향후 전쟁의 참화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는 것을 절실히 바란다”고 말했다. 2015년 패전 70주년을 맞아 처음 사용한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3년 연속 쓴 것이다. 헌법 개정 등 우경화 행보를 보이는 아베 총리에게 지속적으로 주의를 촉구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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