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퍼드 “대북 외교경제 압박 우선… 군사옵션은 실패 대비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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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쟁, 끔찍한 일 될 것…트럼프 강경발언, 北-中 향한 레토릭
모든 결정, 한국과 긴밀히 논의… 中의 ‘쌍중단’은 이미 실패한 시도”
한미 국방장관 30일 워싱턴서 회담

국방부 방문한 던퍼드 美합참의장 방한 중인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1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던퍼드 의장은 “역내 국가를 방문하면서 미국의 최우방국이자 동맹국인 대한민국을 들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던퍼드 의장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해 북한 도발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방부 방문한 던퍼드 美합참의장 방한 중인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1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던퍼드 의장은 “역내 국가를 방문하면서 미국의 최우방국이자 동맹국인 대한민국을 들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던퍼드 의장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해 북한 도발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끔찍한(horrible) 일이 될 것이다. 우리가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려고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해병대장)은 방한 이틀째인 14일 서울 용산기지에서 한국 및 외신 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아무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북 억제가 실패했을 경우 한미 지도자들에게 ‘실행가능한 군사적 옵션(viable military option)’을 확신시키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괌 포위사격 도발을 감행하면 대북 선제타격을 검토하나.

“미국 대통령과 동맹 안에서 (그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우리 임무는 (유사시) 국가 지도자가 대북 옵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확실히 준비하는 것이다. 현 단계에서 명확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외부 공격에 대해 방어하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대북 군사조치 실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제재를 통한 외교·경제적 압박 강화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근본 기조다. 군사적 차원 논의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현 위기 상황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 중이라는 것이 중요한 메시지다. 모든 결정과 논의사항은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공조 아래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수위는 여전히 강경하다.

“그가 ‘청중(audience)’을 향해 레토릭을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 청중 가운데 하나는 김정은, 또 다른 하나는 중국이다. 대통령의 레토릭을 평가하는 것은 내 소관이 아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재진입 기술과 핵 소형화 수준을 어떻게 보나.

“북한의 현 핵·미사일 능력 수준을 예단할 수 없다. 최근 몇 년간 김정은이 주도한 핵·미사일 실험과 향후 이뤄질 관련 징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주장이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 당사자(북한)에 맞서 한국을 방어하고 동맹 간 방위 공약을 지키기 위해 전략무기를 전개해왔다. 앞으로도 한미 군 통수권자 간 긴밀한 협의와 논의를 거쳐 전략무기의 전개·배치가 이뤄질 것이다.”

―21일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 군사연습이 시작되는데….

“이 훈련은 정례적 방어훈련으로 북한이 놀랄 일이 아니다. 한미 간 견고한 군사적 능력은 강력한 대북 억제에 필수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훈련 규모 수정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중국이 쌍중단(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제안하면 수용할 건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확언했듯이 ‘동결 대 동결(쌍중단)’은 과거에도 시도됐지만 실패했다. 북핵 문제의 성공적 해법이 아니다. 김정은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해야 한다.”

앞서 던퍼드 의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 예방에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도 회동을 했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달 두 차례 발사한 ICBM급 화성-14형의 기술적 수준과 미 본토 타격 가능성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던퍼드 의장은 이날 오후 방한 일정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중국으로 출국했다.

한편 송 장관은 30일 미국 워싱턴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 강력한 대북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군 당국이 이날 밝혔다. 송 장관 취임 이후 처음 여는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다. 양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정례적 전개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의 사거리 800km급 탄도미사일의 탄두중량을 500kg에서 1t으로 늘리거나 제한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미사일 지침을 개정하는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조지프 던퍼드#한반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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