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대박이 아빠! ‘대∼한민국’ 구해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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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 이동국 전격 발탁
“정신적 리더로만 뽑은것 아냐… 내가 추구하는 축구 하고 있다”
최전방-타깃맨 다목적 포석인듯

이동국이 2014년 10월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 이후 2년 10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다시 축구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다. 이동국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4골, 2도움을 기록하는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슈퍼맨’이라는 닉네임 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아들 대박이(아명·본명 이시안)와 함께 출연하는 5남매 아빠 이동국은 운동과 육아 모두 거뜬히 해내면서 슈퍼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동국이 2014년 10월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 이후 2년 10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다시 축구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다. 이동국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4골, 2도움을 기록하는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슈퍼맨’이라는 닉네임 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아들 대박이(아명·본명 이시안)와 함께 출연하는 5남매 아빠 이동국은 운동과 육아 모두 거뜬히 해내면서 슈퍼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설마 했던 마지막 기회가 왔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부임 초기 평가전 두 경기만 지켜본 뒤 눈길도 주지 않았던 그에게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7)이 손을 내밀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19세의 나이로 출전했던 ‘라이언 킹’ 이동국(38·전북)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대표팀에 선발됐다.

신 감독은 14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최종예선 9차전 이란(31일·안방), 10차전 우즈베키스탄(9월 5일·방문)전에 나설 26명을 발표했다. A조 2위(승점 13) 한국은 3위 우즈베키스탄과의 승점 차가 1점에 불과해 본선 직행(1, 2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K리그 11명, 유럽파 5명, 중국파 5명, 일본파 4명, 중동파 1명으로 꾸려진 명단에서 이동국은 단연 눈에 띈다. 그가 태극마크를 단 것은 2014년 10월 14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이란전에 출전할 경우 이동국은 고(故) 김용식 선생이 1950년 4월 15일 홍콩전에서 세운 역대 A매치 최고령 기록(39세 274일)에 이어 두 번째 최고령 기록(38세 124일) 선수가 된다. 최장 기간 A매치 출전 기록도 새로 쓴다. 1998년 5월 16일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을 통해 데뷔한 그는 약 20년(19년 107일)에 걸쳐 A매치를 뛰게 된다. 현재 기록은 이운재 수원 코치(43)의 16년 159일이다.

이동국과 신 감독은 ‘악연’이 있다. 포항에서 뛰던 이동국은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들즈브러로 이적했는데 23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K리그에 돌아와 2008년 성남 유니폼을 입었다. 이곳에서도 13경기에서 2골로 부진했던 그를 2008년 12월 부임하자마자 쫓아낸 이가 신 감독이다. 하지만 신 감독은 2014년 9월 대표팀 임시 사령탑을 맡았을 때 이동국을 발탁했고, 올해 정식 감독이 돼 다시 부르며 믿음을 보였다.

‘실패한 공격수’로 평가받던 이동국은 최강희 전북 감독을 만나면서 부활했다. 2009년 이적 첫해에 32경기에 출전해 22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최우수선수(MVP)까지 휩쓸었다. 지난해까지 8시즌 연속 두 자리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은 전성기처럼 몸이 좋다. 신 감독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국은 대표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까. 일단 신 감독은 “정신적인 리더로서만 뽑은 것은 아니다. 슈팅 타이밍도, 순간 움직임도 여전히 좋다. 내가 추구하는 축구를 한다. 물론 고참인 이동국이 뛰면 후배들도 잘 따라올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표팀 공격수로는 이동국 외에 황희찬(잘츠부르크)과 김신욱(전북)이 포함됐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리다 여의치 않으면 2선에 기회를 연결해 주는 ‘타깃맨 겸 연계 플레이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전형적인 타깃맨 김신욱과 연계 플레이에 능한 황희찬의 장점을 함께 갖춰 선발이 아니더라도 쓰임새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현역 선수로는 유일하게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103경기, 33골)에 가입했지만 역대 월드컵에서 눈에 띄는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동국은 “기쁨보다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 위기일 수도 있는 상황인데 남은 시간 잘 준비해 반드시 본선 진출을 이뤄 내겠다”고 말했다.

‘신태용호 1기’는 21일 오후 3시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훈련을 시작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신태용호 1기’ 명단(26명)

▽골키퍼=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빗셀 고베), 조현우(대구) ▽수비수=김기희(상하이 선화), 김주영(허베이 화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민우(수원), 고요한(서울), 김민재, 최철순, 김진수(이상 전북) ▽미드필더=정우영(충칭 리판), 장현수(FC 도쿄), 기성용(스완지 시티), 권경원(톈진 취안젠), 손흥민(토트넘), 염기훈(수원), 이재성(전북), 김보경(가시와 레이솔), 남태희(알두하일 SC),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근호(강원), 권창훈(디종 FCO) ▽공격수=이동국, 김신욱(이상 전북) 황희찬(잘츠부르크)
#신태용#이동국#러시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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