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사는 비만 여성, 아토피 피부염 재발 위험 높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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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이전에 발병한 성인 환자… 비만일 경우 상태 더 심각
비만이 만성염증상태 일으키고… 면역저하-피부자극 과민반응 유도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한 여성이 가려움에 팔을 긁고있다. 비만 여성은 체중이 정상인 여성보다 아토피 피부염에 걸릴 위험이 3.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 제공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한 여성이 가려움에 팔을 긁고있다. 비만 여성은 체중이 정상인 여성보다 아토피 피부염에 걸릴 위험이 3.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 제공
노모 씨(31·여)는 이직 스트레스를 폭식으로 풀다가 몸무게가 같은 키의 남성보다 20kg가량 더 나가게 됐다. 그 탓일까, 최근엔 어릴 적 심하게 앓았던 아토피 피부염이 다시 시작됐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습진과 딱지가 생기며 심하게 가려운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어린 나이에 시달리는 질환이지만 성인 환자도 2011년 32만2000명에서 4년 만에 36만4000명으로 늘어나는 등 증가세다. 소아·청소년 환자 중 40%는 성인이 돼도 증상이 남기 때문이다.

도시에 사는 비만 여성은 아토피 피부염이 재발할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이 질병관리본부의 2008∼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19∼40세 5202명을 조사해보니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으로 ‘비만’에 해당하면서 허리둘레가 80cm 이상인 여성은 아토피 피부염 발병률이 정상군의 3.29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농촌 지역보다는 도시 거주자가 이런 경향을 더 뚜렷하게 보였다.

특이한 것은 나이가 든 후 아토피 피부염에 새로 걸린 환자보다는 어렸을 때 잠시 앓았다가 회복한 환자가 몸무게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는 점이다. 강남성심병원 연구팀은 2011∼2015년 병원을 찾은 성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 280명 중 18세 이전에 발병한 환자 232명의 증세를 살펴보니 비만 환자의 상태가 더 심각했다. 반면 성인이 된 후 발병한 환자(48명)의 비만 정도는 증세 심각도와 별 관계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비만이 만성 염증 상태를 일으키고, 이 상태가 면역 기능 저하와 피부 자극 과민 반응을 유도해 예전에 앓았던 아토피 피부염을 재발시킨다고 보고 있다. 잘 움직이지 않고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는 생활습관도 피부염 예방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이는 피부염을 유발하는 매연 등 환경오염 물질이 많은 도시 지역에서 더 심할 가능성이 있다.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나타나면 피부과 또는 알레르기내과를 찾아 치료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주로 피부염 치료를 위한 부신피질호르몬제, 가려움증을 치료하기 위한 항히스타민제를 연고 형태로 쓴다. 복용약은 염증뿐 아니라 다른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어 오랜 기간 쓰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꾸준한 치료다. 완치됐다 싶어도 재발하는 일이 많기 때문. 박천욱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간혹 증상이 약간 나아지거나, 반대로 차도가 없다며 병원에 발길을 끊는 환자가 있는데 이는 증상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아토피 피부염#비만 여성#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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