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 고공 실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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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 6곳, 다양한 노선으로 가동률 높여
상반기 영업익 작년의 2배로… 하반기에도 신규 취항 늘어날듯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 치우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대부분 우울한 실적을 예상했다. 2분기(4∼6월)가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기간인 데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기업들은 비행 노선을 다양화하고 티켓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의 전략으로 위기를 넘어섰다. 항공 업계에서는 저비용항공사의 성장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 6곳의 실적 발표를 종합하면 이들은 상반기 매출 1조6820억 원, 영업이익 1173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106.9%나 증가했다.

애경그룹 계열의 제주항공은 2분기 △분기 기준 최대 실적 △매출 2000억 원대 첫 돌파 △1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실현 등 다양한 기록을 새로 썼다.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은 4682억 원, 영업이익 435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7%, 167.6% 증가한 수치다.

상대적으로 항공 수요가 적은 기간에 비행기표 가격을 대폭 낮추는 대신 탑승률을 높이고 여러 부가 사업에 집중했던 전략이 통했다. 국제선 위주로 다양한 노선을 늘려 항공기 가동률을 높인 것도 주효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2020년까지 매해 6대 이상의 항공기를 새로 도입해 연간 탑승객 1000만 명을 넘어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 역시 최대 실적을 갈아 치우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상반기 티웨이항공은 매출 2615억 원, 영업이익 20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7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12배나 성장한 셈이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티웨이항공은 이로써 자본잠식 상태에서도 벗어나 재무적 안정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티웨이항공 역시 국제선 위주 노선을 다양화한 것이 주효했다. 올해 상반기 대구∼오키나와, 대구∼다낭, 인천∼구마모토, 제주∼오사카 등 총 4개의 신규 노선을 취항했다. 티웨이항공 측은 “상반기 티웨이항공을 이용한 여행객은 143만9500여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에 가까운 수치”라고 말했다.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진에어는 상반기 매출 4239억 원, 영업이익 466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30.3%, 133.0% 성장했다.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역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안팎으로 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노선 취항을 통해 성장을 꾀하는 저비용항공사들의 전략은 하반기(7∼12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 간에 색다른 노선을 취항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는 늘어나고, 이는 다시 저비용항공사의 성장 촉진제가 될 것이란 계산이다. 제주항공은 9월 말 인천∼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공편을 새롭게 시작한다. 에어서울도 일본 오사카와 미국 괌, 홍콩에 신규 노선을 취항할 예정이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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