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권 혈투’ 대구-광주…“우리도 슈퍼매치랍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14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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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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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광주에 1-0 승리…9위로 점프

“이쪽은 하위권 ‘슈퍼매치’입니다.”

대구FC와 광주FC가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6라운드 경기이자 올 시즌 3번째 맞대결을 펼친 8월 13일 광주월드컵경기장. 경기를 앞두고 양 구단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사뭇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전날 열린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를 빗대 ‘하위권 슈퍼매치’라는 수식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함이 경기장 안팎을 감쌌다. 이들이 이토록 필승을 다짐했던 이유는 하나다. 패배는 곧 강등권 싸움에서의 열세를 뜻했기 때문이다. 직전 25라운드까지 대구는 5승8무12패(승점 23)로 10위, 광주는 4승7무13패(승점 19)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었다. 같은 시민구단으로서 전력의 한계를 체감하며 올 시즌 내내 강등권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팀이 바로 대구와 광주였다.

냉혹한 현실과 더불어 시즌 레이스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는 점은 두 팀의 머릿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었다. 26라운드를 끝으로 K리그 클래식은 이제 7라운드만을 남겨놓는다. 다시 말해 대구와 광주가 강등권에서 탈출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날 맞대결의 중요성은 그라운드 안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치열한 몸싸움은 물론 일촉즉발의 신경전까지 펼쳐졌다. 전반 39분 대구 정우재와 광주 박동진은 공중볼 다툼 과정에서 시비가 붙어 나란히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다.

쉽사리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양 팀의 의지가 묻어난 장면이었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웃은 쪽은 대구였다. 팽팽한 0-0의 균형이 경기종료 직전 기울여졌다. 후반 44분 광주 이민기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핸들링 반칙을 해 대구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대구 키커 주니오의 슛을 광주 골키퍼 윤보상이 막아냈지만 튕겨져 나온 공을 다시 주니오가 밀어 넣어 결승골을 뽑아냈다. 1-0 승리로 승점 3을 챙긴 대구는 상주상무(승점 24)를 10위로 끌어내리고 9위에 올랐다.

광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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