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옵션 논의했나… 트럼프, 깨자마자 “준비됐다” 트윗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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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안보사령탑 “단계적 조치 공조”
문재인 대통령, 비공개로 대응 논의… 던퍼드 美합참의장 13일 방한

“양측은 한미 안보와 국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취할 단계별 조치에 대해 긴밀하고 투명하게 공조해 나간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청와대는 11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를 했다며 딱 한 줄의 내용만 공개했다. 한미 안보 최고 책임자의 통화는 이날 오전 8시부터 40여 분간 이뤄졌다. 통화는 정 실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 측에서 ‘화염과 분노’ ‘북한 정권 종말과 파멸’ 등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발언이 쏟아진 뒤 이뤄진 통화여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청와대는 ‘단계별 조치’에 대한 긴밀하고 투명한 공조만 언급했을 뿐 ‘단계별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어떤 말도 덧붙일 수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양측 간에 좀 더 깊숙한 논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단계별 조치에는 최근 괌 폭격 계획을 공개한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과 남북 간 국지 무력 충돌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군사적 응징 조치와 이후 추가 제재 등 압박 카드 등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조야에선 북한의 미사일 실험 등 추가 도발에 대해 요격 등 한층 높은 강도로 무력 대응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나아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국민의 안전을 위한 ‘단계적 조치’가 포함돼 있어 결국 북-미 간 우발적 군사적 충돌 시 한국 내 미국인 철수 등 ‘컨틴전시 플랜’까지 거론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선제 타격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논의가 포함된 것은 아니다”라며 “군사적·외교적 대응을 포함해 북한에 대한 압박과 함께 군사적 긴장 완화 등을 포괄한 조치들을 공조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트럼프, 군사옵션 언급 뒤 ‘죽음의 백조’ 사진도 올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오전(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북한이 지혜롭지 않게 행동한다면 사용할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다”고 적은 트럼프는 “괌의 미 공군 B-1B 폭격기는 임무 수행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의 미 태평양사령부 트위터 글과 폭격기 사진 다수도 자신의 계정에 게재했다. 트위터 캡처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정 실장과 맥매스터 보좌관의 통화 하루 만에 트위터에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미군의 무기들은) 장전됐다”며 “김정은이 (괌 타격 등 도발 외에) 다른 길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은 13일 한국을 방문해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점검하고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식 일정이 없었던 문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를 열고 북핵·미사일 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계획이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날부터 16일까지 휴가를 떠난 가운데 정 실장은 당초 이달 중순으로 계획했던 휴가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청와대#트럼프#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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