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양심이 없거나 실력이 없거나”…서울대 교수 288명 성명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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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11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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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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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일부 교수들이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자연대·의대·수의대 교수를 중심으로 구성된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사퇴를 요구하는 서울대 교수 32인’은 11일 오전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박 본부장이 자리를 지킨다면 황우석과 그 비호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우석 사태 당시 박 본부장은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었고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지위에 있었지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거나 사죄한 적이 없다는 게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다. 이들은 “박 본부장은 황우석 연구의 문제를 알면서도 화려한 실적과 개인의 영달만을 추구한 양심 없는 과학자이거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지도 못할 만큼 실력 없는 과학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의 대학 사회, 학문 사회가 연구 윤리를 정립하기 위해 기울여온 노력을 송두리째 무시하는 것”이라며 “한국 과학계에 대한 전면적인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서 발기인은 황우석 사태 당시 연구처장이던 노정혜 자연대 교수, 현 정부국정기획자문위원인 의대 호원경 교수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10일 오후부터 서울대 교수 2000명을 대상으로 서명 운동을 시작했으며 하루 사이 288명이 동참했다. 서명 운동은 14일 오전 10시 30분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박 본부장은 10일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황우석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사퇴 요구는 거부했다. 박 본부장은 “제대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으나 기회를 만들지 못해 지난 11년간 너무 답답했다”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러면서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으며 일로써 보답하고 싶다”라며 자진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날 청와대 또한 박 본부장 자질 논란과 관련해 “황우석 사태 당시 과(過)도 있지만 공(功)도 있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선임 배경에 대해 해명했다.

김가영 동아닷컴 기자 kimga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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