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댓글수사 ‘윤석열 검사들’ 서울중앙지검에 전진배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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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고검 검사급 538명-일반 검사 31명 인사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 총괄 3차장에 한동훈
전임보다 5기수 후배… 특수부 부장 3명 ‘특검파’
우병우 라인-법무부 검찰국 과장들 지방 발령
노무현-한명숙 수사 검사들도 한직으로 밀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 파견 검사들과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이 대거 서울중앙지검 주요 보직에 발탁됐다. 모두 특검 수석파견검사와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3기)과 호흡을 맞췄던 검사들이다.

반면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했거나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수사했던 검사들은 좌천되거나 주요 보직에서 배제됐다.

법무부가 10일 단행한 고검 검사급 538명과 일반 검사 31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 인사 결과 특검에 파견됐던 한동훈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27기)이 서울중앙지검의 특별수사를 총괄하는 3차장에 임명됐다. 전임 이동열 법무연수원 기획부장(22기)보다 법무연수원 다섯 기수 아래 후배로 파격적 승진이라는 게 검찰 내부 평가다. 한 신임 3차장은 평검사 때인 2003년 SK그룹 분식회계 사건을 수사했고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팀에서 일했다. 또 2007년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한 차장의 지휘를 받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4부장 중 3명도 특검팀 파견 검사들이다. 신자용 신임 특수1부장(28기)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딸 정유라 씨(21)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 비리를 수사해 9명을 기소했는데 모두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났다. 양석조 신임 특수3부장(29기)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수사를, 김창진 특수4부장(31기)은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 비선 진료 수사를 담당했다.

또 2013년 윤 지검장의 지휘를 받아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진재선 대전지검 공판부장(30기)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에, 김성훈 홍성지청 부장검사(30기)가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으로 발령 났다.

앞서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1차장 직무대리로 보임됐던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25기)은 1차장으로 정식 임명됐다. 윤 차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민정수석실에 파견돼 특별감찰반장을 지냈고 윤 지검장과는 현대차 비자금 사건 등 여러 특별수사를 같이해 막역한 사이다. 검찰 안팎에선 “‘윤석열 사단’이 서울중앙지검을 점령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번 인사로 우 전 수석 아래서 대통령민정비서관을 지낸 권정훈 법무부 인권국장(24기)은 대전지검 차장으로, 선임행정관을 지낸 이영상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29기)은 대구지검 형사3부장으로 발령 났다. 두 사람 다 서울중앙지검의 주요 보직 후보로 거론됐지만 지방 근무를 하게 됐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총리를 수사한 신응석 대검 수사지원과장(28기)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장에 임명됐다. 노 전 대통령 수사에 참여했던 이주형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 부부장(30기)은 인천지검 형사6부장으로 옮기게 됐다. 또 서울시 간첩조작사건 공소유지를 담당했던 이시원 법무연수원 기획과장(28기)은 수원지검 형사2부장에,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김광수 법무부 대변인(25기)은 순천지청장에 임명됐다.

검찰 인사와 예산을 관장해 법무부의 ‘실세’로 분류되는 검찰국의 과장 5명이 모두 서울중앙지검에 발령 받지 못했다. 그동안 대표적인 승진 코스였던 검찰과장, 형사기획과장 등이 지방이나 서울의 다른 지검에 배치된 것이다. 여기엔 검찰국의 힘을 빼겠다는 청와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에선 “검찰국을 공중분해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강경석 coolup@donga.com·허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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