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주민들 “비상사태용 식량 준비” 日 방위상 “위기상황 판단땐 요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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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긴장 고조]北 미사일 발사 위협에 초긴장
괌 한인들 관광 타격 우려에 한숨… 하와이선 11월 1일 첫 대피훈련

북한이 이틀 연속 미국령인 괌을 특정해 탄도미사일로 포위 사격하겠다고 위협하면서 괌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유명 관광지인 괌(인구 16만5000명) 주민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적 위협을 거의 느끼지 않고 지내왔지만 최근 북한 미사일 위협 보도가 이어지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미디언 크리스 바넷이 최근 방송에서 “과거의 위협과 이번의 위협은 성격이 다르다”고 평가한 뒤 불안감이 널리 퍼졌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못지않은 ‘위험한 군국주의자’”라며 “이곳의 많은 주민들이 트럼프가 진짜로 (전쟁) 버튼을 누를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현지 호텔 매니저인 아델은 BBC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사실이며 나도 식품을 구입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불안감이 확산되자 괌이 지역구인 민주당 매들린 보댈리오 하원의원은 9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북한의 협박은 매우 위험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도움 안 되는 트위터는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에디 칼보 괌 주지사는 이날 “괌을 방어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전략이 있고 주민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고, 조지 차퍼로스 괌 국토안보 고문도 “북한 미사일이 괌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뚫을 가능성은 0.00001%”라고 강조했다.

현지 한인사회(7000여 명)는 비교적 침착한 분위기다. 조진영 한인회장은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인들은 별로 동요하지 않는데 현지인들이 더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데 이번 일로 관광이 타격 받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북한 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가는 하와이도 긴장하고 있다. CNN방송은 9일 “하와이가 북한 미사일 타격을 가정해 11월 1일 오전 11시 45분에 대피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북한 미사일이 하와이까지 날아오는 시간이 20분 이내라는 점에서 사이렌이 울리고 15분 내 대피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10일 새벽 북한 전략군이 괌으로 향하는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다며 시마네(島根)현 등 구체적인 지명을 거명하면서 일본에도 비상이 걸렸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이날 중의원에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하면 요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일본 언론들도 북한 발표를 신속하게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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