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한국선 주식 저가매수 기회로 생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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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이틀간 4700억 순매도… 주가 35P 하락-환율 16.9원 급등
국가부도위험 지표 1년새 최고

북한발(發) 안보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에 연이틀 충격을 주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투매하면서 원화 가치가 속락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평가하는 한국의 국가 부도 위험이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80원 오른 달러당 1142.0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북한 리스크가 처음 불거진 9일부터 이틀 만에 16.9원이 급등했다.

최근의 환율 급등은 증시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9일 25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한 데 이어 10일도 2200억 원가량을 내다 팔았다. 외국인의 주식 투매에 휘청거린 코스피는 전날보다 8.92포인트(0.38%) 하락한 2,359.4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350대로 떨어진 것은 6월 21일 이후 처음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한국의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8.63% 상승해 1년 만에 최고 수준인 62.74로 올랐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반도의 안보 위험을 크게 느낀다는 뜻이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전일 대비 6.24% 오른 16.68까지 치솟았다.

정부도 한반도 주변에서 고조되는 전쟁 위협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북핵 리스크는 일회성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며 “앞으로 금융시장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북한 리스크가 펀더멘털에 근본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현재 코스피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외신들은 한반도의 긴박한 실제 상황에 비해 국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평온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0일도 국내 증시에서 기관투자가가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내면서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증시는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간 7월에도 랠리를 지속했다”며 “북한 리스크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큰 악재로 인식되기는커녕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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