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곳간은 풍족한데… 지갑 못 여는 서민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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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세수 전년보다 12조 늘어… 경기침체 우려에도 3년째 증가세
소득-법인-부가세 동반호조 이례적

《 나라 곳간은 풍족해지고 있지만 지방 주민들의 씀씀이는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조3000억 원 더 걷혔다. 올 2분기(4∼6월) 전국 16개 시도 중 소비가 늘어난 곳은 5개 시도에 불과했다. 그나마 소비가 늘어난 곳은 주로 수도권이었다. 세금이 잘 걷히고 경기가 나아졌다고 하지만 수도권 밖 지역에서는 ‘남의 나라’ 얘기였다는 뜻이다. 》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국세수입 증가는 3년째 이어지고 있다. 기업 영업이익 증가에 따라 법인세 납부액도 함께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세 징수액은 137조9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걷은 125조6000억 원에 비해 12조3000억 원 늘어난 것이며 증가율로는 9.8%에 이른다.

국내 ‘세수(稅收) 급증’ 현상은 3년 전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2014년 상반기에는 국세로 100조 원에 미치지 못하는 98조4000억 원을 거둬들였다. 3년 만에 징수액이 39조5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비율로 따지면 40.1% 증가한 셈이다. 2014년이 세수 실적이 나빴던 점을 감안해도 이례적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올해는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3대 세목 수입이 모두 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걷힌 법인세는 33조5000억 원으로 1년 만에 5조1000억 원(18.0%) 늘었다. 여기에 소득세(증가분 2조4000억 원), 부가가치세(증가분 2조4000억 원) 등 3가지 세목만 합쳐도 늘어난 세수가 약 10조 원에 이른다. 세수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는 법인세의 경우 지난해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부가가치세는 무역량 증가가 꼽힌다.

기재부 측은 “매년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이 각각 많이 걷히는 시기가 있는데 올해는 모든 세수의 진도율이 좋은 편”이라며 “지난해 유가와 금리가 기업 실적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특히 법인세 납부액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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