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신델렐라가 아니야!” 印 여성들, ‘밤 외출’ 사진 올리는 이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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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10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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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2시에 집에 가야 하는 신데렐라가 아니다.”

인도의 여성들이 ‘여자는 밤에 돌아다니면 안 된다’고 말한 정치인에 반발하며 ‘AintNoCinderella’ 해시태그 운동을 벌였다.

9일 영국 BBC에 따르면 인도 북부 찬디가르에서 DJ로 활동하는 바르니카 쿤두는 금요일 밤 집으로 돌아가던 중 인도의 주요 정당인 인도인민당(BJP) 소속 정치가의 아들을 포함한 낯선 남자들에게 쫓겨 납치를 당할 뻔했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빠르게 출동한 경찰 덕에 쿤두는 위기를 넘겼다.

쿤두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같은 일을 알리면서 논란이 확산하자 같은 당(BJP) 소속의 원로 정치인 람비어 바티는 뉴스 인터뷰에서 “여자가 자정에 밖에 있어서는 안 됐다. 왜 늦은 밤에 운전했는가. 그것은 옳지 않다”며 오히려 쿤두를 비난했다.

피해자를 비난하는 정치인의 발언에 인도의 여성들은 분노했다. 이들은 이에 반발하는 의미로 ‘AintNoCinderella(신데렐라가 아니다)’라는 단어를 소셜미디어에 해시태그 하며 심야에 외출한 사진들을 게재했다.

이 캠페인은 인도 보수정당 국민회의파 소속 디비아 스판다나가 시작했다. 그녀는 심야에 밖에서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여성들의 캠페인 참여를 독려했다. 그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통금시간을 정해주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다. 왜 여성은 밤에 나가면 안 되는가. 누가 그렇게 하도록 정한 것인가. 이건 정말 시대를 역행하는 사고방식”이라고 말했다.

프라납 무케르지 전 인도 대통령의 딸 샤르미스타 무케리제 역시 캠페인에 참여했다. 그녀는 심야에 외출한 사진을 올리며 “내가 자정에 나간 것이 강간, 성추행, 납치를 당할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나의 존엄성은 7일 24시간 나의 권리이다”라고 말했다.

인도의 유명 기자 팔락 샤르마는 술을 마시며 카메라를 향해 윙크하는 사진을 올렸다. 그녀는 “사진을 올리자 대담함에 감탄하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만큼 위협도 많았다. 창녀, 걸레라는 욕설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러나 나는 걱정되지 않는다. 어떤 것도 우리를 멈출 수 없다. 우리는 신데렐라가 아니고, 자정에 집에 갈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나를 멈출 권리는 없어”, “이제 나갈 시간!” 등의 문구와 함께 점점 더 많은 여성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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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alak Sharma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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