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희종 “박기영 임명? 정치권은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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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10일 09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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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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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태'로 최근 자질 논란이 일고 있는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본부장 임명에 대해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내 당시 청와대 노무현 정부 때 인물들이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기영 순천대 교수가 과학기술본부장직에 임명된 이유에 대해 "여전히 박기영 씨가 유능하다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과학계 이야기를 수렴한 것 같지 않다"고 이같이 말했다.

먼저 우 교수는 과학기술본부장직에 대해 "노무현 정부 때 있었던 자리였다가 폐지됐었다. 그러다 새 정부 출범하면서 부활한 자리"라며 "우리나라의 모든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부처의 연구개발을 모두 총괄하는 자리로 연간 22조 정도의 연구개발 예산을 심의하고 조정하고 또 연구개발의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다 가지고 있는 과학의 총 지도자 위치라고 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박 교수의 임명을 "미쳤다"라는 표현을 쓰면서 반대한 이유는 "정말 예상치 못했다. 박 교수는 황우석 사태의 주역 중 한 사람이었다"며 "논문 조작 사건은 전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사건이었다. 물론 한 연구자의 연구 윤리 위반이 기반이지만 극 사태 자체는 연구자를 검증 없이 부풀린 언론, 정치권의 막강한 후원이 있었기에 커졌던 것"이라고 봤다.

이어 "그랬을 때 연구 윤리를 위반한 과학자를 정치권에 연결하고 그것을 조율한 주요한 인물이 박 교수다. 2005년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시절에 박 교수가 황 교수팀에 265억원의 지원 계획을 받게 한 장본인이다"라고 밝혔다.

우 교수는 "청와대가 박기영 씨와 같은 분을 바탕으로 과학 기술을 혁신한다는 건 완전히 사상누각이다"라며 "단순하게 평가 위주의 과학 연구라든지 어떤 그런 지원이 어떤 결과를 빚었는지는 황우석 사태가 아주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교수가 앞으로 추진할 일에 대해 과학계의 지지와 협력은 아마 지극히 제한될 것"이라며 "정권이 그대로 밀어붙인다면 많은 젊은 과학자들이 정치권에 눈도장만 찍으면 그야말로 20조 이상의 예산 가지고 한 나라의 과학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입장이 되는 거구나할것. 이건 과학계를 퇴행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 교수는 박 교수에게 지난 촛불정국 때 전화가 왔다고 전했다. 우 교수는 "(박 교수가) 전화를 해서 본인은 순수한 마음으로 황우석 사태 때 관여한 거라는 말을 뜬금없이 해가지고 굉장히 좀 의외였던 기억이 있다"며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다. 지금 이 상황으로 보면 향후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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