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대통령 재선 유력… 野후보 “부정선거”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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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우리가 앞섰는데 개표 조작”
시위대-경찰 충돌 1명 숨져… 긴장고조

8일 실시된 케냐 대통령 선거에서 우후루 케냐타 현 대통령(55)이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개표가 95% 이상 진행된 9일 오후 1시(현지 시간) 현재 케냐타 후보가 54.3%의 득표율로 44.8%에 그친 야당 연합체인 국민슈퍼동맹(NASA)의 라일라 오딩가 후보(72)를 앞서고 있다. 오딩가 후보는 “조작된 수치”라며 집계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오딩가 후보는 이날 새벽 기자회견에서 “집계 결과는 허구이며 가짜”라며 “선거 관리 시스템이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투표소 내 참관인들이 결과를 증명하기 위해 사인한 원본 서식을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우리(야당)의 조사 기관은 우리가 훨씬 앞서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표 부정 의혹이 제기되자 오딩가의 지지자들은 시위에 나섰다. 케냐 남부 키시 카운티에서는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 과정에서 1명이 총탄에 맞아 숨졌다.

선관위는 동요하는 국민들에게 완전한 집계 결과를 기다려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투표소의 원본 서식 전달이 지연됐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실제로 선거일에 유권자 식별 장치 일부가 고장 났으며, 투표소 4곳 중 1곳은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아 공무원이 가까운 마을로 이동해 투표 결과를 전송해야 했다.

오딩가 후보는 2007년과 2013년 대선에서도 자신이 패배한 이유가 선거 부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007년 대선 때에는 개표 부정 시비가 종족 간 유혈사태로 번져 최소 1100명이 숨지고 60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케냐#대선#부정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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