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에 亞증시 출렁… 코스피 26P 떨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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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2586억 원어치 순매도… 시총 상위 종목들 동반 하락세
원-달러 환율 10.1원 급등

코스피와 외환시장이 북한 리스크에 크게 출렁였다. 북한의 ‘괌 포격’ 위협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격노’ 발언에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탓이다.

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6.34포인트(1.10%) 떨어진 2,368.39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사흘 만에 ‘팔자’로 돌아서 2586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3.02%)와 SK하이닉스(―3.17%) 등 정보기술(IT) 대형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10.1원 오른 1135.2원에 장을 마쳤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일본 증시는 전날 대비 1.29% 떨어진 19,738.71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5월 말 이후 최저치다. 대만 증시도 0.93% 내렸다.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은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급격히 쏠렸다. 엔-달러 환율은 109엔대까지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금융계에서는 이른바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한 ‘8월 위기설’이 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들도 지난달 말부터 2조 원이 넘는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금까지 증시는 북한 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오히려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의 위협이 결국엔 경제나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학습 효과’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무시하면서 지나가기에는 안보 상황이 다소 심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승세가 꺾인 코스피의 조정 기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승 피로감을 느낀 증시엔 북한 리스크가 울고 싶은 아이 뺨을 때려준 격”이라며 “9월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이달 말까지는 2,350 선의 지지력을 테스트하며 쉬어가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북한#증시#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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