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소서 총기 탈취, 순사부장에 발사…” 우리가 몰랐던 독립운동가들의 활약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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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족운동사학회 11일 학술대회
함남 권총의거의 주인공 김춘배… 독립군 총사령관이던 김규식 등
잊혀졌던 독립운동가 재조명

김춘배의 ‘함남 권총의거’를 보도한 동아일보 1934년 10월 22일자 호외. ‘순사부장을 또 사격’ ‘신출귀몰 십구일간의 대담한 범적(犯跡) 극적 장면’ 등의 기사를 실었다. 동아일보DB
김춘배의 ‘함남 권총의거’를 보도한 동아일보 1934년 10월 22일자 호외. ‘순사부장을 또 사격’ ‘신출귀몰 십구일간의 대담한 범적(犯跡) 극적 장면’ 등의 기사를 실었다. 동아일보DB
일제강점기 수없이 많은 독립투사들이 활동했지만 아직도 그 가치가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이가 적지 않다. 한국민족운동사학회는 11일 서울 성북구 한성대에서 제72주년 광복절 기념 학술대회 ‘새롭게 밝히는 독립운동과 독립운동가’를 연다.

미리 받아본 발표문에서 황수근 평택문화원 학예연구사는 1934년 함경남도의 주재소에서 단독으로 무기를 탈취한 ‘함남 권총의거’의 주인공 김춘배(金春培·1904∼1946)의 활동을 들여다봤다.

“자경단원을 시켜 콩을 구워먹고 앞잡이 세우고 도주… 어두운 속에서 돌연 발사하는 바람에 목하(木下) 순사부장이 왼편 어깨를 맞고….”(동아일보 1934년 10월 22일자 호외 중)

당시 동아일보 보도로 재구성한 김춘배의 의거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김춘배는 1934년 10월 2일 북청군 신창주재소에 침입해 장총 6정, 기병총 5정, 보병총 1정, 권총 2정과 실탄 수백 발을 탈취했다. 그는 무기 일부를 숨긴 뒤 도주 중 자경단원이 모인 곳에 나타나 식사를 해결하고, 아내를 만나러 집에 들르고, 순사부장의 어깨와 갈비뼈에 총상을 입힌 뒤 기차로 경성으로 가려다가 19일 만에 붙잡혔다. 그를 잡기 위해 경찰과 자경단원 등이 연인원 2만 명 넘게 동원됐다.

황수근 학예연구사는 “김춘배는 1927년 정의부 의용군으로 간도에서 군자금을 모집하다가 옥고를 치렀고 출옥 뒤 군자금을 마련해 만주에 건너가려 했던 것”이라며 “함남 권총의거는 1934년 국내 항일운동 중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대한제국 군인 출신으로 항일무장투쟁을 벌였던 인물들에 대한 발표도 이뤄진다. 황민호 숭실대 교수는 노은 김규식(蘆隱 金奎植·1882∼1931)의 생애를 조명했다. 그는 북로군정서 교관, 대한독립군단 총사령관 등으로 활동한 인물로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우사(尤史) 김규식과는 다른 인물이다. 황 교수는 “독립군은 1922년 말 연해주 도처에서 일본군을 철퇴시키기 위한 전투에 참여했다”며 “그해 11월 22일자 동아일보는 대한독립군이 적군(赤軍)과 함께 우수리스크를 점령할 때 수천 명이었고, 이들의 총사령이 김규식이라고 보도했다”고 말했다.

박환 수원대 교수는 대한제국 육군 정위(正尉) 출신으로 북로군정서와 신민부에서 무장투쟁을 전개한 나중소(1867∼1928)의 독립운동에 관해 기조 강연을 한다. ‘1930∼40년대 성북지역의 학생운동’(변은진 고려대 교수)도 발표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한국민족운동사학회#독립운동가#김춘배#함남 권총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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