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둘러싼 갈등 심화… 김동호-강수연 물러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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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이빙벨’ 사태 수습위해 취임… 내부 대립 커지자 8일 사퇴 결정
10월 21일 영화제 폐막 후 떠나기로
류승완 감독-강혜정 외유내강 대표… 영화 관련 각종 협회서 탈퇴

부산국제영화제는 갈등을 봉합하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을까.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기자회견 당시 김동호 이사장(가운데)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오른쪽). 동아일보DB
부산국제영화제는 갈등을 봉합하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을까.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기자회견 당시 김동호 이사장(가운데)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오른쪽). 동아일보DB
부산국제영화제(BIFF) 김동호 이사장(80)과 강수연 집행위원장(51)이 영화제를 둘러싼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어떠한 경우에도 영화제는 개최돼야 한다는 확신에서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올해 영화제를 최선을 다해 개최한 다음, 10월 21일 영화제 폐막식을 마지막으로 영화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영화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영화계와 국민 모두 변함없는 성원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2014년 ‘다이빙벨’ 상영 논란으로 촉발된 영화제 안팎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각각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영화제 일각에서는 ‘제대로 된 개혁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며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영화계에서는 이들의 사퇴에 대해 대체적으로 갑작스럽다는 분위기다. 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은 사전에 전혀 알지 못해 당황스러워하고 있다”며 “영화제 운영 방향은 향후 이사회 차원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사퇴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직원들의 성명 발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사무국 직원들은 7일 단체 성명서를 내고 “영화제 정상화와 10월 열릴 영화제의 올바르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서병수 부산시장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복귀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사퇴로 영화제를 둘러싼 갈등이 일단락될지는 미지수다. 서 시장의 공개 사과와 이 전 집행위원장의 복귀 과정에서 또 다른 잡음이 흘러나올 가능성도 있다.

사무국은 ‘다이빙벨’ 사태 이후 “(강 집행위원장은) 영화인 및 지역 시민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여론을 수렴해 영화제의 정상화에 힘써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두 번의 영화제를 개최하는 동안 실무자에 대한 불통과 불신으로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에 대해서도 “강 집행위원장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진정을 했는데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김 이사장과 강 집행위원장은 사무국과 부산시의 갈등이 극심해져 영화제가 좌초될 상황에서 위기를 수습한 공로도 적지 않은데 이번 사퇴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도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2014년 9월 당연직 조직위원장이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세월호의 구조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상영을 반대하면서 안팎의 갈등을 겪기 시작했다. 이후 부산국제영화제 창립 멤버이자 산증인 격인 김 이사장이 갈등을 봉합하는 역할을 맡고 지난해 5월 조직위원장으로 추대됐다. 같은 해 7월에는 영화제 작품 선정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영화제 정관이 개정되면서 민간 조직위원장 격으로 이사장에 정식 취임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김 이사장보다 앞선 2015년 8월 다이빙벨 사태 수습을 위해 공동집행위원장에 취임했다.

‘군함도’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한편 이날 영화 ‘군함도’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과 제작사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가 최근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영화계 각종 협회를 탈퇴했다. 영화계에 따르면 부부인 이들은 최근 한국영화감독조합과 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여성영화인모임 등 두 사람이 속한 모든 협회에 탈퇴 의사를 밝혔다. 강 대표는 향후 각 단체가 ‘군함도’의 스크린 독과점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표명할 때 군함도가 누가 될까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를 두고 협회 등이 나서서 류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한 데 대한 서운함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부산=조용휘 기자
#부산국제영화제#김수연#김동호#영화 다이빙벨#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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