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외향적 성격의 CEO가 인수합병 성공률 높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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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외향적인 성격이 좋을까, 내향적인 성격이 좋을까. 흔히 CEO라면 활발하고 공격적인 사람을 떠올리지만 실제 기업에서는 조용하고 내향적인 성격의 경영자도 많다. 자신을 뽐내고 드러내기보다는, 조직원들을 섬세하게 이해해주고 아우르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융·복합, 합종연횡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엔 CEO의 외향적 성향이 더 부각되고 있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1500지수에 등록돼 있는 미국의 대표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자들은 대외적으로 공개된 이 기업들의 회의 자료 8만7632건을 입수해 그 안에 들어 있는 발언 내용을 바탕으로 CEO 2381명의 개인적 성향을 추정했다. 동시에 해당 기업들의 인수합병 관련 자료도 입수해 CEO의 성향과 인수합병 성사 여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추측되는 CEO들은 인수합병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며, 같은 조건이면 규모가 큰 거래를 선호했다. 이들은 다양하고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서 인수합병에 대한 정보를 더 잘 수집할 수 있었으며, 이들의 의지에 대해 주주들의 호응도도 높았다. 결국 외향적인 CEO들은 내향적인 CEO들보다 인수합병을 더 성공적으로 달성해 냈다.

물론 이 두 가지 성향을 조화롭게 발휘할 수 있는 경영진이 있다면 으뜸일 것이다. 다만 산업 간 장벽이 무너지고 기업 간 연결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융·복합 시대에는, 인수합병을 세련되게 수행해 낼 수 있는 외향적 CEO가 그래도 좀 더 나은 위치에 있다.

다만 여기서 외향적이라는 의미는 자신감이나 자만심으로 가득 찬 상태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난관 앞에서도 긍정적인 성격, 단호한 의사결정, 끊임없이 조직원들에게 영감을 주고 앞장서 지도하는 모습을 의미한다. 경영자라면 반드시 키워야 할 덕목이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yoo@hanyang.ac.kr
#외향적 성격#ceo#인수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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