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시장 노리는 중화권 업체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업체들 OLED에 눈돌리자 대만 폭스콘-中 BOE 등 투자 확대
“韓, 고부가 OLED 기술격차 벌려야”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차세대 고부가가치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 기업들이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 중심에서 OLED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LCD의 시장성이 예상보다 좋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TV용 LCD 패널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비슷한 시간 대만 폭스콘의 모회사 훙하이그룹의 궈타이밍 회장은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나 위스콘신주에 약 11조3000억 원을 투자해 대형 LCD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BOE, HKC, CSOT 등도 10.5세대, 11세대 초대형 LCD 공장을 잇달아 짓고 2019년경 생산 물량을 쏟아낼 계획이다.

폭스콘을 비롯한 중화권 업체들이 대형 LCD 디스플레이에 투자하는 이유는 여전히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OLED TV 수요가 커지고는 있지만 세계 연 2억5000만 대의 TV 출하량 가운데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만 대에 불과하다.

중국 업체들이 초대형 LCD 패널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LCD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폭스콘을 비롯해 BOE, HKC, CSOT 등 중국 업체들이 짓고 있는 LCD 생산라인은 전부 10세대 이상의 초대형 패널을 양산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가동 중인 대형 LCD 공장이 양산하는 패널은 8세대가 최대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65인치 이상 대형 LCD TV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10세대 이상 초대형 패널을 생산하면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어 가격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창희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대형 LCD 패널의 물량과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업체에 뒤처질 것이기 때문에 OLED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기술 격차를 더욱 벌려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lcd#oled#대만#폭스콘#boe#디스플레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