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불멸을 향한 도전·은퇴시즌 최다홈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9일 05시 30분


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선수가 나이를 먹으면 먼저 파워가 사라지고 그 다음에는 빠른 발이 사라진다. 마지막에는 친구가 사라진다.’

메이저리그의 유명한 격언이다. 삼성 이승엽은 노장이다. 우리 나이로 마흔 둘. 이제 20대 때처럼 한 시즌 56개 홈런을 칠 수는 없다. 그러나 시즌 25호 홈런 이상을 바라보며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다. 나이를 먹었지만 성실한 자기관리로 파워는 사라지지 않았다.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뛰는 발은 노련한 수비로 더 빛난다. 무엇보다 이승엽은 은퇴시즌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 하고 있다. 마지막 은퇴 시즌에도 이승엽은 여전히 KBO리그 최고 스타다.

직접 배트로 그려내고 있는 불멸의 기록들을 현장에서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시대 야구팬들에게 대단한 행운이다. 그러나 영원한 기록은 없다. 이승엽의 단일시즌 최다 홈런 56호(2003년 달성)도, KBO통산 461홈런 기록도 불멸을 장담할 수 없다. 최다타점(1470), 최다루타(4009) 그리고 손가락으로 세기 어려운 각종 최연소, 최단경기 홈런 타점 기록도 언젠가 주인공이 바뀔 수 있다.

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전문가들은 이승엽의 기록 중 프로리그 통산(한국·일본) 620호 홈런 기록이 가장 불멸에 가까운 숫자로 전망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기록이 있다. 이승엽은 2017년 자신의 그 어떤 기록보다 깨지기 어려운 불멸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어떤 위대한 타자도 10개를 넘기지 못한 은퇴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다. 이승엽은 8일 대구 LG전 4회말 2점 홈런을 때리며 시즌 18호를 기록했다(6회 현재). 수치상 시즌 마지막까지 25개 안팎의 홈런이 가능하다.

KBO 역사상 은퇴시즌(해외리그 진출·외국인 선수·징계로 인한 임의탈퇴 제외)에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주인공은 역대 ‘예고 은퇴 1호’ 주인공 김재현이다. 2010년 10개의 홈런을 날린 뒤 SK 유니폼을 벗었다. 지금까지 유일한 두 자리 수 은퇴 시즌 홈런 기록이다. 해태의 홈런왕이었던 김성한은 1995년 8개를 치며 박수칠 때 떠났다. 역대 은퇴시즌 3위 기록이다


대부분 홈런왕들의 마지막 시즌은 화려하지 않았다. 통산 홈런 2위 양준혁(351개)은 2010년 마지막 해 단 1개의 홈런만 쳤다. 340개를 치고 은퇴한 장종훈도 2005년 1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비교적 젊은 나이인 만 33세에 은퇴한 심정수는 통산 328개의 홈런을 쳤지만 부상으로 2008년 마지막 해 3개를 기록한 뒤 유니폼을 벗었다.

이승엽은 이미 40대 초반이지만 충분히 20개 이상 홈런을 칠 수 있는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스스로 은퇴를 예고했다. “미리 은퇴를 결정해야 구단도 충분히 대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가 밝힌 가장 큰 이유다.

대부분 선수들은 자신의 결정보다 팀 내 경쟁에서 뒤떨어지며 유니폼을 벗는다. 구단 역사를 바꾼 슈퍼스타들도 결코 피할 수 없는 게 세월의 흐름이다. 그만큼 은퇴 시즌 20개 이상 홈런은 큰 이변이 없는 한 대단히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 이승엽이 쓰고 있는 또 하나의 소중한 야구 역사다. 이승엽은 11일 대전구장을 시작으로 KBO 역사상 첫 번째 은퇴투어를 시작한다. 한화를 시작으로 9개 팀이 마지막으로 홈구장을 찾는 이승엽이 홈팬들과 인사를 나누는 특별한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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