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는 박세웅(롯데), 이정후(넥센) 등 유독 1차 지명 선수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어린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또 한명의 1차지명 선수가 명함을 내밀었다. 2015년 넥센의 1차 지명 주인공 최원태(20)다.
최원태는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맞대결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그는 선발진 동료들의 잦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 속에서도 홀로 꿋꿋이 로테이션을 지켰다. 들쭉날쭉한 투구가 매 번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이른바 ‘긁히는 날’에는 이겨낼 자가 없었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최원태는 성장 중인 자원이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좋은 공을 던질 줄 알아야 하는데 아직 그런 경험은 부족하다. 그래도 풀타임 첫 시즌에 배우는 게 많을 것이다. 좋은 투구를 기대한다”고 믿음을 보냈다.
최원태는 즉각 응답했다. 6이닝 2실점 호투로 KIA 타선을 꽁꽁 묶었다. 8안타를 맞았지만 위기관리능력을 보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특유의 투심 패스트볼과 낙차 큰 체인지업으로 후속타자들을 연이어 범타 처리했다. 6회에는 나지완, 이범호, 한승택을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돌려세워 공 9개로 한 이닝을 막았다.
최원태는 팀의 5-3 승리로 시즌 9승(6패)을 달성했다. 팀의 3연패 사슬을 끊는 연패 스토퍼 역할까지 수행했다. 대망의 10승에는 이제 단 1승만을 남겨 놓은 상황이다. 최원태가 10승을 달성하게 되면 넥센은 지난해 신재영에 이어 토종선발 10승 계보를 계속 이어가게 된다. 신재영이 지난해 10승을 거두기 전까지 넥센의 마지막 토종선발 10승 투수는 2009년이현승(13승·현 두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