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소라 “수십 권의 연기노트로 살아있는 감정 배웠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9일 06시 57분


올 한해 드라마 ‘도깨비’로 시작해 최근 ‘비밀의 숲’까지. 연달아 화제작에 출연하며 눈도장을 받은 김소라. 긍정적인 마인드로 씩씩하게 한 발짝씩 앞으로 나가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올 한해 드라마 ‘도깨비’로 시작해 최근 ‘비밀의 숲’까지. 연달아 화제작에 출연하며 눈도장을 받은 김소라. 긍정적인 마인드로 씩씩하게 한 발짝씩 앞으로 나가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tvN ‘도깨비’ ‘비밀의 숲’으로 얼굴 알린 배우 김소라

도깨비·비밀의 숲은 선물 같은 작품
연기하면서 느낀 생각 등 메모 큰 힘
새침데기? 지내보면 남동생 같대요


연기자 김소라(29)는 최근 “선물”과도 같은 작품을 만났다. 7월30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에 출연한 그는 올 초 ‘도깨비’에서 빨간 가죽재킷을 입고 나오는 귀신 역을 맡아 눈도장을 받은데 이어 ‘비밀의 숲’에선 황시목(조승우) 검사의 실무관 최영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와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긍정적 에너지가 향후 그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그는 “간절한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고 했다. 하지만 심각한 표정을 짓지 않는다. 생글생글 웃으며 “절실함만을 앞세우면 오기와 악만 생겨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나. 가능하다면 지금처럼 즐기면서 하고 싶다”고 말한다. 또, 새 작품 오디션에서 떨어져도 크게 좌절하거나 상심하지 않는다.

“아무리 간절히 원한다고 할지라도 제 것이 아닌 게 있다. 제가 부족하고 저보다 나은 사람이 있기에 저에게 그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제 역할이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 손에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지난 것에 연연해하지 않고 앞을 내다본다.”

스스로도 당장 내일이 궁금하다. 어느 작품의 오디션에 참여해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매력을 보여줄지 고민한다. 이럴 땐, ‘연기노트’를 꺼내본다. 2014년 연극 ‘엽기적인 그녀’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수십 권에 달하는 노트에는 연기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담겨있다. 연기하며 느낀 감정, 책을 읽거나 작품을 보다 인상에 남는 대사나 장면을 기록해놓았다. 특히 다큐멘터리는 그에게 ‘살아있는 연기’를 알려준다.

“‘진짜’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감정은 다르다. 그때그때 느낀 감정을 글로 적어 참고한다.”

연기자 김소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연기자 김소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김소라는 그 연기노트를 다시 펼치며 ‘비밀의 숲’ 현장에서 ‘산 경험’을 하게 해준 조승우와 배두나 등 선배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는 조승우·배두나에 대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제가 선배들의 연기를 말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감히 말하면(웃음) 현장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드는 해피바이러스와 모두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리더십을 배웠다.”

자신의 이야기를 막힘없이 술술 풀어간다. 학창시절 다수가 권유하는 쌍꺼풀 수술을 하지 않은 게 “가장 잘한 일”이라고 할 정도로 솔직하다. 굳이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꼽자면 “드세 보이는 첫인상”이다. 인상이 강해 “사나운 새침데기”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저의 실체를 알면 전혀(그렇지 않다)”라며 손사래를 친다. ‘비밀의 숲’ 현장에서도 “남동생 취급을 받는 게” 일상이었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겁게 살자’는 주의다. 서핑, 웨이크보드 등 활동적인 것을 즐기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일 시간이 없는 게 아닐까.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뛸 바에 한강으로 나간다. 술도 즐길 줄 안다. 그동안 술자리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술도 좋아하는 것이더라. 하하!”

김소라는 연기자로서 열정적으로 연기에 임하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자연인’으로서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모습이다. 연기자의 꿈을 반대했던 아버지가 2014 년 연극 ‘엽기적인 그녀’를 관람한 뒤 “인정한다”는 한 마디가 있어 더욱 힘을 내 달릴 수 있었다.

“예전에 오디션 합격 후 동네방네 소문냈는데 취소된 경험이 있어 집에서는 일 얘기를 잘 하지 않는다. 아빠의 모바일메신저 사진이 제가 출연한 드라마 장면 모음인데, 사진이 자주 바뀔 수 있도록 많은 작품에 출연하도록 노력하겠다. 포기하지 않고 즐겁게 연기하는 모습으로 효도하겠다.”

● 김소라

▲1988년 4월18일생 ▲2011년 제2회 미스에코코리아 미스에어 ▲2013년 tvN ‘롤러코스터3’ ▲2014∼2016년 연극 ‘엽기적인 그녀’ ▲2016년 올리브 ‘고양이띠 요리사’, tvN ‘도깨비’ ▲2017년 tvN ‘비밀의 숲’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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