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 후 ‘피투성이’ 된 발…바다 벼룩에 물린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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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8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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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데일리메일 트위터
사진=데일리메일 트위터
호주 멜버른 해수욕장에서 10대 소년의 발을 물어뜯어 피투성이로 만든 생물의 정체가 관심을 끌고 있다.

8일 호주 현지매체에 따르면 멜버른에 살고 있는 샘 카니제이(남·16)는 지난 5일 축구를 한 뒤 브라이턴의 댄디 스트릿 해변으로 향했다. 그는 이날 경기 뒤 지친 발을 식힐 겸 잠시 바닷물에서 수영을 즐겼다가 상상도 못 했던 봉변을 당했다.

잠시 뒤 바다에서 나온 그는 발에 위화감을 느꼈다. 발목부터 발바닥에 수많은 모래 알갱이가 붙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그는 이를 털어내려 다시 바닷물에 발을 담갔다. 다시 물에서 나와 신발을 신자 발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발을 자세히 살펴보니 바늘구멍 같은 상처가 가득했다. 상처에서 흐르는 피는 그가 집에 도착할 때까지 멈추지 않았고, 결국 그는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도 피가 흐른 그의 발은 마치 ‘호러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샘의 가족은 아들이 병원에서 회복하는 동안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했다. 하지만 샘을 치료한 의사도 이에 대해 시원하게 말해주지 못 했다.

샘의 아버지 제러드 카니제이는 그물을 가지고 아들이 사고를 당한 바다로 향했다. 그는 아들을 공격했을 것이라 추측되는 생물들을 직접 포획했다. 그는 이 작은 벌레 같은 생물들을 모아 전문가들에게 조사를 요청했다. 잡은 생물들을 어항에 넣고 고기를 던져준 뒤 영상도 촬영했다. 언론을 통해 공개한 이 영상을 보면 진드기 같은 조그마한 생물들이 떼로 몰려들어 고깃덩어리를 뜯어먹고 있다.

샘을 공격한 생물의 정체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빅토리아 박물관의 해양생물학자 스미스는 ‘라이시아나사이드 단각류(lysianassid amphipods)’라고 알려진 갑각류 생물의 일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이 생물이 거머리와 비슷하게 항응고제를 만들어내 물렸을 때 상처 부위의 지혈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은 없고 지속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모나쉬대학 해양생물학과의 레이나 부교수는 샘의 상처는 ‘바다 벼룩’ 때문일 것으로 봤다. 그는 “이는 매우 드문 경우”라며 “그럴 때는 간단히 이 생물들을 털어 내거나 물에서 나오면 해결된다. 샘은 물 속에 꽤 오래 있었던 것 같다. 샘은 당시 마치 바늘로 발을 찔러대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는데, 그냥 물이 워낙 차가워서 그랬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레이나 부교수는 “이 생물들은 먹이를 아주 잘 찾는다. 무리를 지어 다니진 않지만, 한 쌍 정도가 그의 발을 물어뜯기 시작했을 것이고 그 뒤 다른 바다벼룩들이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바다 벼룩은 바다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며 “강한 서풍이 바다 벼룩을 해안 쪽으로 밀어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댄디 스트릿 앞바다에서 이 같은 사례를 겪은 것은 샘이 처음이라고 한다. 다만 지난 2015년 멜버른 남동쪽의 샌드링햄 앞바다에서 한 부자가 바다 벼룩에게 물려 피가 난 사례가 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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