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 하나에 선율 하나… 발레, 음악이 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리뷰 / 국립발레단 ‘댄스 인투 더 뮤직’

국립발레단 ‘댄스 인투 더 뮤직’ 공연 마지막을 장식한 이영철 안무의 ‘3.5’. 국립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 ‘댄스 인투 더 뮤직’ 공연 마지막을 장식한 이영철 안무의 ‘3.5’. 국립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의 ‘댄스 인투 더 뮤직’이 4∼6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렸다. 국립발레단 단원들이 직접 안무를 맡아 예전에 선보인 작품들이 주로 무대에 올랐다.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공연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발레와 음악의 환상적인 만남이었다는 점이다.

피아니스트 조재혁 이효진, 첼리스트 심준호,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 팀파니스트 아드리앵 페뤼숑이 직접 무대에 올라 연주를 들려줬다. 특히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팀파니 수석을 맡았던 페뤼숑은 마지막 작품인 ‘3.5’에서 드럼을 맡아 라벨의 볼레로를 연주해 눈길을 끌었다. 음악감독을 맡은 조재혁은 직접 무대에 올라 8개 작품에 대해 해설했다.

실내악과 만난 발레의 질감은 색달랐다. 녹음 반주가 아닌 라이브 음악은 발레에 풍부하고 섬세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동작 하나하나에 피아노와 첼로, 바이올린의 음이 조화롭게 섞이며 음악이 안무의 일부분을 담당했다. 분명 예전에 본 작품들이었지만 버전 1.2 또는 버전 2 정도로 업그레이드됐다는 느낌마저 받았다.

수석무용수 박슬기가 안무해 지난해 처음 무대에 올렸던 ‘콰르텟 오브 더 솔’은 실내악 효과를 100% 이상 살려냈다. 이 작품은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에 맞춰 무용수 4명이 각자 다른 악기가 돼 음악을 연주하듯 춤으로 표현했다. 무대 위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이 따로 또는 함께 연주될 때 각 악기를 맡은 무용수들도 따로 또는 함께 동작을 펼치며 8대의 악기가 연주되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

수석무용수 이영철은 자신이 안무한 ‘더 피아노’와 ‘3.5’ 두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수석무용수 김지영, 김리회, 박슬기 등이 나선 ‘3.5’는 조명, 연주, 안무, 무용수 등이 유기적으로 잘 얽히며 가장 많은 호응을 받았다. 이영철은 이제 수석무용수라는 타이틀 못지않게 ‘안무가’라는 타이틀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박슬기, 이영철의 안무적 재능과 김지영의 관록,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별 5개 만점)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국립발레단#댄스 인투 더 뮤직#발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