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고교 국영수 교사 선발 올해 ‘0명’… 중등 임용고시 수험생들 “우리가 더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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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인원 과목-지역따라 들쭉날쭉… 작년 초등 1.2대1, 중등 10.7대1 경쟁
사범대생들도 “임용확대” 시위 계획

중등교사 임용시험 준비생 이모 씨(26·경기 광명시)는 경기도에서 임용시험에 도전할 생각이었지만 지난주 중등교원 선발 예정 인원 발표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 전공인 영어교사 선발 인원이 지난해 91명에서 올해 35명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초등 임용 준비생의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중등과 비교하면 그들의 반발은 사치”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초등교사 선발 대폭 축소에 따른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중등교사 임용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8학년도 중등교사 임용시험 선발 예정 인원은 3033명으로 전년도보다 14.0%(492명) 줄었다. 초등교사(40.2%)에 비해 감소 폭은 작지만 선발 경쟁률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전국 초등교사 임용시험 경쟁률은 1.19 대 1에 불과했다. 충남 충북 강원 전남 경북 경남 등은 미달이었다. 예비교사들 사이에서 비선호 지역으로 꼽히는 일부 지역은 수년 연속 미달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비해 중등 경쟁률은 지나치게 높다. 2014학년도에 7.72 대 1이었던 중등 임용시험 경쟁률은 지난해 10.73 대 1로 높아졌다. 지역별 과목별로 경쟁률이 50 대 1이 넘는 경우도 많다. 중등교사 임용시험 준비생 정모 씨(24)는 “중등 지원자는 합격을 위해서라면 지방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중등 임용시험은 선발하는 교사의 수도 지역별 과목별로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매년 선발 예정 인원 발표 때마다 마음을 졸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울산시교육청은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의 중등교사 선발 예정 인원을 ‘0명’으로 공고했다. 교사 수요가 많지 않은 과목에서 지역별로 선발을 하지 않는 경우는 자주 있지만 울산시에서 주요 과목인 국영수 모두 0명이 나오자 수험생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초등교사 양성기관은 전국의 10개 교대와 한국교원대·이화여대·제주대 초등교육과 등 총 13개 대학으로 엄격히 제한돼 있다. 반면 중등교사 양성기관은 전국의 46개 사범대와 일반대 교육과, 일반대 교직과정, 교육대학원 등이 있으며 관련 학과 수가 3000개가 넘는다. 매년 쏟아져 나오는 예비교사가 3만 명이 넘는다. 중등 예비교사 모임 소속 회원들은 12일 청와대 앞에서 임용시험 확대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교육부 간부회의에서 “10년짜리 장기 교원수급계획 수립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학생 수 감소 추세에 맞춘 선발 계획을 수립하고 교대와 사범대 등 교원양성기관의 정원 조정 방안 등도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유덕영 firedy@donga.com·김하경 기자
#임용고시#중등교사#임용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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