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성지’ SNS글 놓고 경찰 수뇌 진실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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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철 “작년 경찰청장이 전화로 지적”… 이철성 청장 “백남기농민 노제때 휴가 질책”
경찰청, 姜 중앙경찰학교장 비위 수사

경찰청 감찰을 받아온 고위 간부가 이철성 경찰청장에 대해 “과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폭로성 주장을 펴자 이 청장이 정면 반박에 나서며 경찰 수뇌부 간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7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57·치안감)은 광주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11월 18일 광주경찰청이 공식 페이스북에 교통통제 사항을 공지하며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이 청장으로부터 부당한 질책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청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민주화의 성지에서 근무하니 좋으냐”라며 비꼬듯 지적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강 학교장과 통화한 시기는 해당 게시물이 올라오기 전이다. 당시 광주 금남로에서 고 백남기 농민 노제가 예정돼 있었는데 강 학교장이 에베레스트산을 등반해야 한다며 휴가를 내겠다고 했다. 그래서 ‘정신이 있느냐’며 질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6월부터 강 학교장을 감찰해온 경찰은 강 학교장의 비위 혐의를 포착해 이날 정식 수사에 착수하며 인사혁신처에도 징계를 요청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강 학교장은 교내에 치킨 매장을 개설하라고 중앙경찰학교 직원들이 기금을 모아 세운 상조회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광주경찰청장으로 재직할 때 경찰 조사를 받았던 전남대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무상 진료를 받은 혐의(뇌물수수)도 받고 있다.

강 학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직원들이 학생 복지 차원에서 치킨 매장을 열면 좋겠다고 하기에 허락했을 뿐이다. CT 촬영은 전남대병원의 요청으로 했다”고 해명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경찰#강인철#이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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